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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6 - [여행과 맛집] - 마카오여행 (6) 홍콩 당일치기 여행, 홍콩섬 센트럴,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
마카오여행 (6) 홍콩 당일치기 여행, 홍콩섬 센트럴,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
2025.04.05 - [여행과 맛집] - 마카오여행 (5) 세나도광장, 세인트바울성당유적, 폰테요새, 기아요새와 예배당, 마카오타워, 포르투갈 레스토랑 알마 마카오여행 (5) 세나도광장, 세인트바울성당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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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마지막날쯤 되면, 여행지가 많이 익숙해지는 법이다. 그런데 떠나야 한다.
3월 15일 토요일, 오늘은 오후가 되면 비예보가 있다. 오후 2시부터라는데, 이때는 공항에서 출국 준비를 할 시간일 것이다.
토요일 오전은 마카오의 남쪽 콜로안을 둘러보고, 오는 길에 판다 구경을 할 계획이다.
여행의 마지막 날은 왠지 아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싶은 마음도 간절해지는 법이다.
오전 7시에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짐을 쌌다. 파리지앵은 자율 체크아웃이 되기 때문에 특별히 디파짓도 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룸을 둘러보고 빠뜨린 것 없는지 한번 더 보고, 3일간 잘 보냈던 방을 나섰다. 카드키를 들고 1층 수하물 서비스 코너로 갔다. 아침에 일찍 체크아웃 하는 손님이 많아서인지 수하물 서비스도 바쁘게 움직였다. 카드키로 룸번호 제시 후 서비스 영수증에 사인을 하고, 카드키 반납구에 룸카드를 모두 넣고 호텔을 나섰다.
날은 흐리지만 비가 당장 올 것 같지는 않다. 어제밤의 화려함은 온데간데 없고, 우중충한 회색 하늘에 어울리게 가라앉은 분위기다. 버스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넜다. 더 정확하게는 스튜디오시티 호텔 맞은편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Rotunda Flor De Lotus(T359)' 인데, 더런더너 호텔 앞 정거장으로 가도 된다.
콜로안 빌리지(Vila De Coloane, C686)까지 가는 버스는 25, 26, N3이 지나간다. 이 시간대는 25번 아니면 26번이 지나가는데, 25번은 토요일 오전 10시 전까지는 8~10분 정도의 배차 간격이다.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10~15분, 오후 3시부터 8시까지는 6~9분 간격이며, 26번은 이 보다 배차 간격이 더 길다. 하지만 25과 함께 번갈아 다니므로 생각보다 금방 금방 콜로안 가는 버스가 온다고 느껴질 정도다.
T359에서 콜로안 빌리지 C686까지의 정거장은 총 7개, 시간은 약 20분 남짓이다. 차가 거의 막히지 않으므로 거의 20분 정도면 충분히 콜로안에 닿을 수 있다. 호텔에서 좀 더 편하게 가려면 택시를 타면 되는데, 기본 요금에 3MOP가 더 추가된다. 콜로안에서 손님 없이 회차해야 하는 비용이 아닌가 싶다.
버스는 매립지에 주택을 지어놓은 석배만(石排灣, 섹파이완) 주거지역을 빙빙 돌아 곳곳에서 손님을 내리고 태우면서 콜로안으로 간다. 이 동네를 거쳐 가지 않으면 아마도 코타이에서 콜로안까지는 10여분만에 도착할 것 같다. 주거지구를 지나면 바로 언덕을 하나 넘는데, 그 전에 왼쪽 산 아래 공원같은 것이 보인다. 돌아올 때 들를 '섹파이완공원'이다. 언덕을 넘으면 바로 콜로안이다.
콜로안 섬 - 고요와 쉼 그리고 에그타르트가 있는...
조용하다. 일단 느낌 자체가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콜로안에서의 동선은 간단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의 콜로안항구로 걸어갔다 오면서 동네 분위기 한번 살피고,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 본점 잠시 들러 에그타르트 사고, 그 옆 로드 스토우즈 카페에 가서 음료를 마시며 쉬고서 움직이든가 아니면 그냥 에그타르트 들고 사비에르 성당으로 발길을 옮기면 된다.
작은 동네지만 ATM이 있는 은행도 하나 있다. 현금이 필요하면 마카오상업은행(BCM bank)에서 인출해도 되겠다. 주로 에그타르트 구입하는 것이나 현지 식당에서 사용할 것이라면 조금의 현금을 찾을 필요는 있겠다.
은행 바로 옆이 로드 스토우스 카페다. 에그타르트를 연상시키는 노란색 벤치가 갈색 창틀과 처마와 대비된다.
사실 콜로안 항구는 어느 작은 시골 어촌마을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그냥 동네 포구라고 생각하면 되고, 물 건너 중국 본토 헝친이 보이는 포구다. 볼 것 없다. 그냥 심심해서 가봤다.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겨우 8시 30분이었다. 당연히 이 시간은 아침식사시간이다. 동네 식당엔 손님들이 식사 중인 모습이 보였다.
어촌 시골마을이라 어부의 안전과 만선을 기원하는 사당도 보인다. 여기 말고도 동네 곳곳에 복과 운을 비는 개인 사당들이 많이 보였다. 가게 앞에는 여지없이 재물과 운, 복을 비는 개인 사당들이 보인다.
그리고 이어지는 해변도로가 있다. 오전 9시 안된 시간이라 도로에 다니는 차량도 거의 없고, 인적도 드물다. 토요일 아침의 고요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바로 바닷가 도로 옆에 유명스폿인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성당이 보인다. 1928년에 지은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반도의 몇 백년된 오래된 성당에 비해 비록 어리지만(?) 이 성당은 아시아 지역의 카톨릭 전파와 인연이 깊은 성당이다.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신부가 일본에서 주로 선교활동을 했고, 사후 그의 팔뼈가 이 성당에 안치되면서 일본인들의 방문이 많아졌고, 그래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와도 인연이 있는데, 영화 '도둑들'에서 김혜수가 가짜 보석을 넘겨 받는 장소가 바로 성당앞 식당(응아팀)이고, 드라마 '궁'의 배경이 되면서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성당은 9시부터 문을 열기 때문에 바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고, 잠시 동네를 둘러보고 9시가 넘어 성당에 들어가봤다. 본당도 작은데 그 옆에 더 작은 예배당이 있고, 그 안에는 놀랍게도 한복을 입은 도자기상이 하나 있는데, 바로 김대건 신부상이다.
마카오가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와 관련이 깊은 곳이라는 것은 이번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직접적으로 김대건 신부님의 상(Statue)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마카오반도쪽 공원에는 김대건 신부 동상이 있다는 것은 들었는데(아쉽게도 가보질 못했다), 이렇게 마카오의 남단 외진 곳에 이런 기념물이 있을줄이야...
콜로안 동네 자체도 조용하지만 나름 정겹고 잘 꾸며놨다. 정감이 가는 동네다. 코타이 스트립의 화려함, 타이파의 분주함이 있다면 콜로안은 그냥 걷고, 쉬고, 말을 아끼면서 생각에 잠길 수 있을 곳이랄까? 뒷골목을 꼭 탐방해 보길 권한다. 작은 카페에 들러 그냥 있다 나와도 좋을 것 같은 분위기다.
원주민과 별장처럼 지어 놓은 집들도 대비가 되고, 지척에 보이는 중국 헝친의 또 다른 모습도 특이하다.
판다보러 간 판다 파빌리온(섹파이완공원)
콜로안 빌리지를 둘러보는 데는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로드 스토우에서 에그타르트도 구입했고, 사비에르 성당도 둘러봤으며, 아기자기하고 정겨운 동네 뒷골목도 걸어봤다. 이젠 다음 목적지 판다 파빌리온으로 갈 차례인데, 지도에서 거리를 측정해보니 걸어서 15분 정도라고 되어 있다. 응(?) 로우 스토우 노란 종이 가방을 들고 걷기로!
그래서 우린 걸어서 공원까지 갔다. 공원 입구는 크게 2개가 있는데, 콜로안에서 언덕을 넘어 가면 만날 수 있는 문이 있고, 조금 더 올라가면 정문이 따로 있다. 사진의 문은 후문 정도 되겠다. 섹파이완 야외공원이라고 부르면 된다. 판다가 그려져 있는 이유는... 바로 이 곳이 판다를 가까이서 직접 볼 수 있는 공원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료로...
공원 개방시간은 06:00~22:00까지이지만, 판다를 볼 수 있는 곳은 10시부터 개방된다. 이곳 공원은 동물원을 겸하고 있어서, 아주 다양하지는 않지만 여러 종류의 동물도 함께 볼 수 있고, 그 중에서 판다가 가장 인기가 높다. 판다는 총 4마리가 있다.
10시 오픈을 기다리는 이는 우리뿐만 아니다. 10시 가까이 되자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었다. 토요일 오전 10시인데, 어디서 우리처럼 알고 왔는지 관광객들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다.
10시가 되자 안내원이 문을 열어 주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실내에 2곳, 실외에 2곳으로 각각 판다 한마리씩 놀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놨다.
관람객 가까이 내려 오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대나무를 먹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한국에선 대형 놀이공원 가서 돈내고 입장해야 볼 수 있는 판다를 여기선 그냥 가까이 무료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관람객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마카오여행을 왔다면, 특히 아이들이나 여자친구와 같이 왔다면 꼭! 들러보자.
아내와 난 판다를 실컷 구경하고 밖으로 나왔다. 사진도 많이 찍고 동영상도 찍었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귀엽다. 곰인데도 말이야...
어느새 아내는 로우 스토우즈 베이커리에서 산 에그타르트 2개를 먹었다. 내게는 한개를 맛보라 남겼다. 음... 품평하자면... 전에 먹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담백하다고 해야하나? 그 정도로 맛은 있었다. 아내는 왜 사람들이 로우 스토우즈 에그타르트를 찾는지 알겠다고 한다. 글쎄... 난?
판다 보고 나오니 한쪽 연못엔 플라밍고도 있다. 작년 홍콩 구룡공원에서도 봤던 플라밍고. 여기서 또 보네.
볼 것 다보고, 마실 거 먹을 것 다 먹고... 소변도 보고...
후문으로 들어와서 정문으로 나왔다. 나오기 직전 기념품 가게가 있었는데, 주로 아이들에게 어울릴만한 선물들이 많아서 패스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하니 냉장고자석이라도 하나 샀었을껄 하는 생각을 했다. 다음에 방문하면 꼭 하나 사는 걸로!
공원 나와서 다시 북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One Oasis / Mahogany Tower라는 정거장이고 여기서 똑같이 25번 또는 26번 버스 타면 10분 정도 걸려 코타이 스트립에 도착한다. 버스도 자주 오는 편이라, 금방 도착했다.
더 런더너 호텔쪽 정류장에서 내려 상가 구경했다. 파리지앵의 몇 안되는 상가를 보다 더 런더너(2층)에는 정말 많은 가게들(Shoppes)이 있었다. 우린 마카오패스 잔액도 털겸 적당한 곳을 골라서 들어갔다. 마침 유니클로에서 티셔츠를 아주 저렴하게 판매하여 2벌을 사면서 마카오패스 잔액을 거의 털었다.
샌즈멤버십은 할인은 되지 않았지만 적립이 된다하여 일단 적립했다. 레스토랑 일부는 할인이 되지만 대부분 적립해서 나중에 따로 호텔 포인트 등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안내를 받았다.
호텔 북쪽 끝까지 가니 Apple Store가 나와서 매장 한번 구경하고 호텔을 나왔다. Apple 제품들의 가격은 한국과 크게 차이가 없었는데, 환율이 좋지 않은 영향이 컸다.
파리지앵 크리스탈 제이드에서 점심식사
매번 호텔을 왔다갔다 하면서 1층에서 봤던 크리스탈 제이드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들어갔다. 혹시 한국어 메뉴가 있냐고 물어보니 이걸 내놓는다. 홈페이지가 있어서 바로 연결되는 QR이었다.
주문한 것은 탄탄면과 중국식 라면, 샤오롱바오였다.
탄탄면은 조금 매울텐데 괜찮겠느냐는 종업원의 이야기에 웃으며, OK OK 했는데... 매웠다. 땀을 혼자 뻘뻘 흘리는 모습을 종업원은 지나가다 웃음 짓는다. 저 빨간 국물 장난 아니다. 그런데 매운 정도가 중간 정도라고 이야기 해준다. 너무 매우면, 조금 짜게 해서 먹어 보라 하여 테이블에 있던 간장을 모르고 조금 많이 뿌렸다. 에고... 다시 물을 한종지 부어 겨우 먹었다.
마카오공항 이동과 귀국
점심을 다 먹고나니 12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호텔 1층 수하물 서비스에서 가방을 찾고, 공항가는 셔틀을 타러 밖으로 나왔다. 공항가는 셔틀은 지하가 아니라 호텔 오른쪽(도로로 나가는 방향)에서 탄다. 공항까지는 15분 정도 걸렸다. 정말 가깝다. 도착하니 거의 오후 1시. 비행기는 오후 3시라 넉넉한 시간이다.
오후 1시 날씨는 오후에 비가 온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맑았다. 이런 날씨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오후 2시가 넘어가자 공항일대에는 뇌우를 동반하여 폭우가 쏟아졌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폭우로 인해 항공편도 출발이 1시간 늦어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1시에 공항에 도착해서는 좌석문제로 항공사와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는데, 마카오는 제주항공 모바일 탑승권을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이다. 보통 해외 공항은 당일 창구수속을 통해 진행되는데, 제주항공 귀국편은 모바일로 사전 체크인이 가능해서 전날 진행하다 비상구석 좌석 구매 신청을 했다.(실수로...) 변경도 되지 않았고, 비상구석은 유료 업그레이드 대상이라 공항에서 따로 발권해야 한다.
제주항공 카운터에 도착해서 좌석구매를 진행하는데, 현금 외에 다른 결제수단이 되질 않았다. 트래블월렛, 유니온페이 QR, 알리페이, VISA / Master 신용카드까지... 공항인데? 이게 안된다고 싶었지만... 정말 결제가 안되었고, 그렇다고 현금 찾아서 유료결제할 마음까지는 없어서 포기하고 남은 무료 좌석으로 배정받았다. 무료 좌석도 창가석으로 적당한 위치로 잘 배정되었다.
참고로, 탑승장에서 물이 마시고 싶어 자판기로 구입을 고민하다, 화장실 가는 길에 음용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뜻한 물도 나온다. 식음이 가능한 것이라... 물 마시고 싶다면 자판기 생수 구입말고 화장실 입구쪽 식수대 이용하면 된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면세구역에서 가족들에게 줄 선물 몇 가지 구입하고 비행기를 기다렸다. 공항이 워낙 작다보니, 우리나라 지방 공항 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주공항보다도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면세품 종류도 다양하지 못했다. 선물류는 주로 과자, 초코렛 같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그냥 무난한 앵키베이커리에서 쿠키 좀 사고 말았다.
1시간 출발이 지연되어 3시가 아니라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비행기는 출발했다. 자주 있는 일이라고는 하는데... 그래도 귀국이 늦어져서 다행이지, 입국부터 늦어졌더라면 기분 좋지 않았을 거 같다. 비행기에 탑승할 쯤에는 또 비가 조금씩 그치고 있었다. 안녕 마카오!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1시간 시차로 인해 마카오 갈 때와 달리 1시간 손해본다. 원래 1시간 늦었고, 도착도 당연히 1시간 지연되다보니 한국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 그래도 빨리 온 것이라 생각하고...
차를 주차했던 P5 주차장으로 가는 무료 셔틀은 8번 게이트로 나와서 기다리면 된다. 주차장에서 셔틀을 타면 3번 앞과 8번 앞에 내려주지만, P5 주차장으로 갈 때는 8번 승강장에서만 가능하니 주의할 것!
5분 정도 걸려서 P5 주차장 앞(하얏트 호텔 길건너)에 내려주는데, 일 9,000원으로 계산하여 4일간의 주차비를 지불해야 한다. 10,000원 예약금은 나중에 따로 신용카드 결제 취소로 돌아오기 때문에, 10,000원을 제하고 주차비를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주차일만큼 그대로 지불해야 한다. 착오없기를!
짧지만 재미있었고,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카오여행이 끝났다. 그냥 생각해 보면 순식간이었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마카오는 분명 매력적인 여행지라 생각된다. 다음에 다시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들러보고 싶고, 이번에 못 간 곳들을 들러보고 싶다.
안녕 마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