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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업계 억만장자 Barry Diller(베리 딜러)가 투자한 새로운 인터넷TV 서비스가 공개되었다. Aereo(에어리오)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흡사 Hulu와 비슷해 보이지만, 지상파 방송을 라이브로 바로 보여준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Aereo는 3월 14일부터 뉴욕시 한정으로 ABC, CBS, NBC, Fox 등 미국 4대 지상파 방송을 포함한 27개 채널을 유료 서비스 한다고 밝혔다. 월 12 달러의 유료 방송 서비스인데, 공중파 방송의 실시간 재전송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Hulu나 기타 인터넷TV들은 공중파방송 실시간 전송이 제공되지 않는다. 이는 공중파방송사들과의 재전송 비용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Hulu의 경우 방송사들의 만든 조인트벤처여서 공중파 방송보호 차원에서 실시간 전송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Aereo는 미국 지상파 방송국들과 재전송 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실시간 방송 재전송이 가능한 것일까? Aereo의 설명에 따르면 바로 이 부분의 사업의 중요한 포인트로 보인다.

어느 나라도 다 똑같지만 미국의 공중파 방송의 수신도 무료다. 안테나를 가진 기기를 통해 방송을 수신하는 것은 무료이며, 광고를 기반으로 하기에 수신 인구가 많을수록 방송사에 유리하다.

동전크기의 Aereo 안테나


Aereo는 개인들이 가지고 다니는 기기의 안테나를 자사의 데이터센터에 설치하여 수신하고 자신들은 개개인들에게 이를 재송신하는 형태라고 주장한다. 즉, 방송 신호의 대리수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Aereo 서비스를 사용하려는 사람이 가입을 하면, Aereo는 가입자들에게 안테나 하나씩을 지정하고 이를 통해 수신받는 방송신호를 가입자에게 전송한다는 것이다. 언뜻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방송 소비자가 직접 수신하는 것이 아니라 업체가 대신 수신한 방송 신호를 개인에게 전송하는 것이 규정상 재전송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서 문제가 될 전망이다.

만일 Aereo 서비스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현재 케이블TV 역시 공중파를 통해 대신 공중파를 수신하고 이를 자사 고객들에게 전송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Aereo가 개별 안테나 대여라는 방식에만 차이가 있을 뿐 논란의 여지는 다분하다.

현재 Aereo는 iOS 기기에서만 동작하는데, iPhone과 iPad, iPod touch에서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며, 별도의 앱을 통한 방식이 아닌 브라우저를 통해 방송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한다. PC 브라우저와 Android 스마트폰으로의 서비스 확대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Aereo는 Barry Diller 소유의 InterActiveCorp(IAC)로부터 2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다른 벤처캐피털로부터도 투자를 받아 모두 2천 5백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IAC는 Match.com과 Ask.com 등의 웹사이트도 소유하고 있다.

ABC, CBS, NBC, Fox 등은 아직 Aereo 서비스 런칭에 대해 공식 언급이 없는 상태지만, 서비스가 시작되면 바로 법적인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및 기타 미디어 콘텐트 서비스 제공사들과의 형평성 문제 차원에서도 그냥 넘어가기는 힘들 것 같다.

집적되어 있는 Aereo 안테나


CEO Chet Kinojia(쳇  키노지아)는 Aereo 서비스의 공중파 방송 수신을 위한 소형 안테나는 실제 설치되어 있으며, 개인별로 지정된다고 밝혔다. 물론 가입자 수만큼이 아니라 안테나를 여러명이 나눠서 사용하며, 두 가입자 이상이 동시에 사용할 수는 없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즉, Aereo가 공중파를 수신하여 사용자들에게 배분하듯 방송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가입자들에게 안테나를 지급하여 가입자들이 수신하는 것을 다시 가입자에게 전송한다는 개념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lingbox의 연결 방식(출처 : Sling Media)


이러한 방식은 마치 SlingBox 같은 서비스를 연상케한다. SlingBox는 가정으로 들어오는 케이블TV(혹은 유선방송)에 SlingBox를 설치하고 인터넷에 연결하여,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 집으로 수신되는 케이블TV 방송을 재전송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Aereo는 이러한 SlingBox를 가정이 아닌 Aereo의 데이터센터에 설치하여 원할 때 방송을 전송하여 즐기는 방식이며, 이러한 장치를 한 가입자가 아닌 여러 가입자가 공유하여 사용한다는 개념이다. 물론 동시 사용은 안되도록 한다는 것이 Aereo의 입장이다.

논란속에 서비스 런칭을 준비 중인 Aereo는 TV 보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Mobile DTV 방식이 아닌 인터넷TV에서 지상파 실시간 중계가 가능하다면 분명 새로운 시도로 보여진다.

막대한 재전송료 없이 공중파 방송 콘텐트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면 방송사들과 협상에 들어가서 전송료 협상을 벌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서비스는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

Aereo의 서비스가 지상파 재전송인지 방송 신호의 대리수신인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단기적으로 사업의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 Aereo 홈페이지 : http://www.aer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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