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미국에는 특정인이나 이익집단을 위해 입법부와 행정부를 상대로하는 로비(Lobby)가 합법적이다. 다만 로비스트의 등록과 활동내용 보고가 의무화되어 있다.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인 News Corp.[각주:1]의 3분기 로비에 소요된 자금 규모가 미국 의회 사무처 자료에 의해 공개되었다. 3분기 동안 139만 달러를 사용했는데, 전분기의 168만 달러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전년의 96만 달러에 비하면 늘어난 규모다.


News Corp.은 미국에서 Wall Street Journal과 Fox broadcast network, Fox and MyNetwork 방송사, 20세기 Fox 영화사와 수많은 지역 신문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27개의 방송국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News Corp.도 미국 입법부와 행정부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펼치고 있는데, 미국 상하원을 비롯하여 비즈니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연방통신위원회(FCC), 국토 안보국과 그외 다양한 부처에 로비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FCC는 다양한 TV 방송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을 모아, 재분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08년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따른 디지털 전환대역의 유휴 주파수 대역도 포함되어 있다.

이를 위해 흩어져 있는 방송사들의 보유 주파수 대역 120Mhz를 개별 방송사 설득을 통해 모으려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모아진 주파수를 일부 이동통신 쪽에 활용하거나 TV 방송사들에게 재분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입장에서 괜찮은 주파수 대역을 차지하고 있는 방송사는 자신의 주파수를 내놓기 싫고, 불리한 주파수 대역을 가진 방송사들은 그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News Corp.을 비롯한 ABC, NBC, CBS 등 대형 방송사들은 개별 방송사들의 참여가 자발적이라면 주파수 경매를 얼마든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파수 경매나 자발적인 주파수 대역 교환이 이루어지더라도 대역의 변환은 기술적인 변환이 따르기 때문에 비용이 따르게 된다. 예를들면 VHF 채널과 UHF 채널 사이의 변환만 하더라도 전파 송출에 따른 기기와 기술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News Corp.의 로비 비용이 증가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공중파 방송 주파수의 재배치 문제다. 자사의 방송국에 운영이 유리한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정부는 일부 황금 주파수 대역을 방송이 아닌 통신 분야에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송사들은 더 좋은 조건으로 통신사에 매각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로비는 주파수 재배치뿐만 아니라, 점점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공중파와 케이블 및 위성 TV 사업자 사이의 갈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노력에도 동원되고 있다.

공중파 방송의 광고 수익은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뉴미디어로의 광고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TV나 신문, 잡지 같은 기존 미디어 시장의 광고 물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중파 방송은 케이블 TV와 위성 TV 사업자들로부터도 위협을 받고 있는데, 이들 사업자들은 공중파 방송 콘텐츠도 제공받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비용 협상을 벌이고 있다.

2010/08/30 - 디즈니와 타임워너 케이블의 전송료 갈등 지속

양측은 몇차례 협상 결렬을 통해 공중파 방송이 며칠 혹은 몇 주간 제공되지 않은 적도 있었다. 일명 블랙아웃(Blackout)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런 갈등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간 분쟁으로 유선방송을 통해 지상파 일부 채널의 디지털 방송 전송이 중단되고 있다. 가입자당 요금 인상폭을 두고 양측의 대립으로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사태로 이어졌다.
 

미국 조지아주 로비스트 등록 양식


이러한 갈등을 중재한 정부 기관에 대한 로비는 News Corp.같은 기업에게는 필수적이다. 이처럼 로비 비용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급변하고 있는 방송 통신 환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주파수라는 공공재를 기반으로 하는 공중파 방송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사업과 경쟁하는 케이블 TV나 위성 TV 사업자들로부터 손실을 보전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고, 또한 주파수 활용에 있어서도 방송 보다는 통신 쪽으로 기우는 정책을 최대한 저지하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다 보니 로비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미디어 전반의 환경이 뉴미디어 등장에 따라 지형이 흔들리면서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존 미디어 사업자들의 노력이 로비 비용의 증가로 나타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News Corp.의 로비 자금 증가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1. 매출 기준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은 Time Warner이며, 2위가 News Corp.이다. [본문으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