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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프로야구는 삼성 라이온즈의 승리로 끝났다. 프로야구처럼 사회인야구도 이미 정규시즌이 끝난지는 좀 되었고 토너먼트 경기들이 남아 있다.

10 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에 거의 매번 경기에는 나갔지만 그리 좋은 성적은 올리지 못했다. 역시 부진한 타격이 가장 큰 문제다. 좋은 수비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사회인야구에서는 잘 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능력이다.


프로야구가 끝난 경기장은 한동안 사회인야구단을 포함한 아마야구인들의 것이 된다. 겨우내 벌어질 각종 토너먼트 경기가 열린다. 시기적으로 프로야구가 끝난 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사용 가능하다.

이번주부터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는 대구시장기 사회인야구 토너먼트 경기가 벌어졌다. 앞으로 3주간 16개 팀이 참가하여 실력을 뽐내게 된다.

대구나 경북지역 사회인야구팀에게 대구 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경기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시즌 중에도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경우 운동장을 임시로 빌려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시즌이 완전히 끝나면 한동안은 지역의 아마야구 선수들 차지가 된다.


평소 응원을 위해 찾았던 경우와 달리 경기를 하러 찾은 야구장은 느낌이 새롭다. 프로야구 선수들처럼 덕아웃에 장비를 풀어놓고, 선수들이 뛰었던 운동장을 우리도 뛰게되기 때문이다.

간혹 사회인야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프로야구와 사회인야구의 규정이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것이 같다고 보면 된다. 가장 중요한 운동장 규격인 루간 거리, 투수판과 홈플레이트 사이의 거리 등은 같다.

아주 중요한 경기가 아닌 이상 심판은 보통 2심제(주심과 부심 1명)로 치러진다. 2시간의 시간제한과 콜드게임 제도가 있다는 것, 경기에 따라 선수출신이 참가할 수 있는 숫자와 투수기용이 제한된다는 것이 조금 다를 뿐이다.


전국적으로 가을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경기를 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의 가는 비가 흩뿌렸다. 이런 날은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것이 운동을 하기에는 좋은 날씨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프로야구 경기 때의 뜨거운 관중의 함성과 응원은 없지만, 선수들은 상대를 이기겠다는 각오만큼은 뜨겁다. 프로야구가 열리는 경기장이어서 다소 긴장된 모습과 실수들은 나왔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경기를 치르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점수가 날 때마다 팀의 덕아웃은 환호로 떠들석 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일희일비가 교차되는 순간이 계속되었다. 토너먼트 경기는 정규 시즌과 달리 지면 바로 탈락이기 때문에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만 주전으로 뛴다.

물론 나같이 아직 실력이 충분하지 않은 선수들은 벤치신세다. 그래도 준비운동도 같이하고, 캐치볼에 펑고를 받으면서, 덕아웃에서 경기를 응원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늘 TV로만 봤던 라이온즈 덕아웃에 우리팀의 장비를 풀었다. 감독이 앉아있던 의자도 그대로이며, 주전과 대기 선수들의 자리도 그대로다. 지역에선 영남대 야구장이 그나마 제일 괜찮았지만, 역시 프로야구가 열리는 시민운동장 야구장이 제일 나은 것 같다.


덕아웃 왼쪽과 오른쪽 문이 어디로 통하는지 늘 궁금했지만 실제 가보니 별 것 아니었다. 복도를 통해 정문쪽으로 통하는 길에 불과했다. 선수들은 경기 중에 화장실에 들르기 위해 이 복도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선수들과 코칭스탭, 야구장 관계자들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

1948년에 지어진 시민운동장 야구장은 다른 지역의 구장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겨우 관중 1만 명이 정원이고, 몇 해전에는 당장 철거해야 하는 안전등급 심사를 받기도 했다. 물론 보강공사를 진행해서 경기는 열리게 되었지만 여전히 찜찜한 상태다.

올해도 야간경기가 열리는 중에 조명이 꺼지는 사고로 인해 서스팬드 경기가 된 적이 있을 정도로 구장 상황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지역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단 두 경기만 치르고 나머지 경기를 서울에서 치르는 사태는 모두 구장의 상황 때문이다. 5차 혹은 6차전 2만 5천명 수용이 하한선인데 대구구장은 턱없이 부족한 조건이었다.

다행히 신축 야구장을 짓기로 부지와 재원이 마련된 상황이어서 3년의 공사를 통해 2015년엔 신축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야구장의 위치는 월드컵 경기장 부근으로 결정되었다.

 

노후된 구장이긴 하지만 나머지 편의시설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중앙 본부석이나 1, 3루 테이블석 및 지정석은 깔끔한 편이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낡은 구장에 비해서 그렇다는 뜻이다.

본부석 중앙의 관람 위치는 환상적이다. 정말 경기장과 가깝게 느껴지고 앞으로 탁 트인 시야는 좋다. 양쪽의 목재로 만들어진 커플석도 좋은 위치에 있다.



지붕이 있는 본부석 뒤쪽 양쪽 모퉁이엔 무선 핫스팟 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위한 배려로 보인다. SKT와 KT 장비만 있다. LGU+는 없다. 스마트폰에 잡히는 AP를 봐도 SKT와 KT만 있다.

정규시즌 중에는 공중파 방송을 하지 않는 관계로 스마트폰을 통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보는 관람객들이 많다. 이때 Wi-Fi는 상당히 유용한 서비스가 된다. 얼마전 정규시즌 경기 중에도 사용해 봤을 때 의외로 속도는 잘 나오는 편이었다.

요즘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타블렛 컴퓨터를 가지고 와서 경기 정보를 살펴보거나 간이 응원 전광판으로 사용하는 관중도 종종 보인다.

야구장엔 수많은 경기를 통해 많은 야구공들이 구장 이곳 저곳으로 날아들게 된다. 가끔 경기 중 파울볼에 관중이 맞는 경우도 있는데, 절대 주의해야 한다. 파울볼 타구가 날아오면 호루라기를 통해 경고는 하지만 그래도 공을 잡으려는 사람들과 피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에 맞는 경우가 발생한다.

중계를 통해 살펴보면 여성들이 맞는 경우가 자주 목격되곤 하는데, 방심하고 있거나 공이 날아오는 방향을 잘 몰랐을 경우 위험에 노출된다. 맞으면 카메라 비추기 때문에 어쩔줄 몰라하는 경우가 자주 보였는데, 낙구에 맞아도 많이 아프다. 운동장 안전요원과 함께 간단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부모와 함께 운동장을 찾는 아이들도 많은데, 파울볼이 날아올 때는 절대적으로 아이들을 먼저 보호해야 한다. 공 잡아주겠다고 호기에 나섰다가 본인은 물론 아이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파울볼은 사진에서처럼 애매한 위치에서 멈출 경우도 있나보다. 본부석 중앙 3루쪽 그물망과 지지대 사이에는 절묘하게 공 하나가 걸쳐있다. 일부러 저렇게 만들기도 힘들 정도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평소에 궁금했던 야구장 구경도 구경이었지만, 오늘 경기는 콜드승을 했다. 즉 8강전으로 나가게 되어 또 다시 시민운동장 야구장을 찾게될 예정이다.

이번 시장기 토너먼트는 3주간 이곳과 영남대 야구장을 통해 펼쳐진다. 관중도 없이 가족 혹은 동료들이 전부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 뜨거운 사람들만이 모이는 행사다.

다음 주와 그 다음 주까지 시민운동장 야구장은 사회인야구 경기로 임시 개방 상태가 된다. 궂은 날씨가 아니라면 아이 손잡고 야구장 나들이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회인야구 관람도 나름 재미있다. 그리고 입장료 안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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