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결국 소비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미국시각으로 지난 9월 19일 Netflix는 자사의 주력 비즈니스인 DVD 우편배송 사업을 별도 분리하여 Qwikster라는 별도 브랜드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2011/09/20 - Netflix, DVD 우편배송 서비스 별도 분리한다

그러나 이 결정은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아서 번복되었다. 사업 분리 발표 후 계속되는 고객들의 항의와 불만은 결국 분리 방침을 철회시키는 힘이 되었다. 10월 10일 Netflix는 당초 DVD 우편배송 사업의 분리 방침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Netflix 공식 블로그 : http://blog.netflix.com/2011/10/dvds-will-be-staying-at-netflixcom.html

고객들의 불만은 명확했다. DVD를 우편으로 받아보기 위해 별도의 Qwikster 웹사이트를 찾아서 가입하고, 결제를 한다는 것은 성가시고 번거로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같이 제공받기 위해서는 Netflix.com과 Qwikster 웹사이트 두 곳 모두 방문해야 한다.


이러한 불만은 Netflix Blog에 계속 이어졌고, 일부 가입자는 서비스 탈퇴라는 초강수로 맞서기도 했다. 기존 회원들까지 스트리밍 서비스 과금이 시작된 지난 달 Netflix 회원수는 약 60만 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되었다. 2011년 9월은 Netflix 역사상 가장 최악의 달이었다.

2011/09/16 - 가격 인상의 역풍, 가입자 감소는 Netflix의 고민

이처럼 Netflix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그간 무료로 제공해 왔던 Watch Instantly 서비스의 전격 유료화 때문이다. 10 달러 이상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했던 스트리밍 서비스를 갑작스럽게 유료화시킨 것이 발단이 되었다.

Netflix CEO Reed Hastings가 생각하는 Netflix의 미래가 DVD 우편배송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에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은 DVD 우편배송과 스트리밍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지만, 캐나다와 중남미 국가들로의 해외진출에는 스트리밍 서비스만으로 과금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내에서 무료 제공되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유료화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시기와 방법의 문제가 있었다.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최대 60%의 요금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냈기 때문에 반발이 클 수 밖에 없었다.

Co-founder and CEO Reed Hastings on stage talking about Netflix's Canadian launch #NetflixCA
Co-founder and CEO Reed Hastings on stage talking about Netflix's Canadian launch #NetflixCA by BenLucier 저작자 표시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Reed Hastings가 무리하게 요금 인상 계획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DVD 우편배송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모두를 즐기는 고객은 기존보다 6 달러 가량을 더 내야하기 때문에 반발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고객 반발의 강도가 세다는 것은 그만큼 온라인 스트리밍 고객이 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가격인상과 함께 콘텐츠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고객들의 불만은 더욱 증폭되었는데, Walt Disney와 Sony Pictures의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를 배급하는 Starz Entertainment와의 콘텐츠 공급 연장 계약이 무산되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10월 24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Netflix는 어두운 표정이다. 지난 7월 발표된 스트리밍 서비스 분리 방침과 이어진 대규모 고객이탈, Starz와의 연장 계약 불발과 DVD 서비스 분리 발표와 철회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1/09/24 -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Netflix와 맞붙는 Blockbuster

Netflix로 인해 파산한 경쟁사 Blockbuster는 Dish Network의 품에 안기면서 다시 자신들을 추격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키오스크 방식의 Redbox도 무시못할만큼 성장하고 있으며, Hulu와 Amazon, Apple, Google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세워 만만치 않은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7월 한 때 300 달러 가까이 올랐던 주가도 스트리밍 서비스 유료화 발표 이후 떨어지기 시작해서, 본격적인 유료화가 진행되면서 200 달러대로 떨어졌다. 서비스 분리 방침이 발표되면서 시장 반응은 더욱 차가워져서 120 달러대 이하로 떨어졌다.

Reed Hastings가 초조해 하는 모습이 선하다. Ocean's 11의 리더 George Clooney같이 똑똑하고, 쿨하며 멋진 결정을 내리는 리더라는 칭송을 받던 그가 고객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젠 조용히 고객들의 답변을 기다려야 할 시간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