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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kia가 대대적인 임원 물갈이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독일 경제주간지 Wirtschaftswoche(비르츠샤프츠보케)에 따르면 Nokia의 주요 임원들의 교체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처음으로 외국인 CEO를 영입한 Nokia는 지금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다. 내부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Nokia 이사회는 작년 9월 Microsoft 출신 Stephen Elop(스티븐 엘롭)을 영입했다.

2010/09/11 - 선장을 바꾸는 Nokia, 큰 폭의 전략 변화가 예상된다


재무전문가 CEO에서 소프트웨어 및 전략 전문가를 CEO로 교체하면서 Nokia의 전략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분석을 했었다.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체제를 한순간에 바꾸는 일은 쉽지 않지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회사의 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가다듬는 일이다.

결국 지난 4개월여 동안 신임 CEO는 내부 상황을 파악한 뒤에 인적쇄신을 단행하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Nokia의 휴대폰사업 부문장인  Mary T. McDowell(메리 T 맥도웰)과 마켓관리 부분장인 Niklas Savander(니클라스 사반더)을 퇴진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모바일 솔루션을 담당하는 Tero Ojanpera(테로 오잔페라)와 개발담당 총괄임원 Kai Oistamo(카이 오이스타모) 등도 동반 퇴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임원들은 모두 휴대폰 사업을 지휘한 중요 임원들로서, 현재 Nokia의 위기상황을 만든 인물들로 평가한 것 같다. 이로서 작년말 먼저 회사를 떠난 Anssi Vanjoki(안시 반조키)에 이어 주요 임원들이 속속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이 소식을 전한 매체는 Stephen Elop CEO가 헤드헌터에게 소프트웨어 경험이 풍부한 임원급 인재를 물색해 줄 것을 주문했다고도 전했다. 결과적으로 신임 CEO는 현재 Nokia의 위기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한 개발과 판매전략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Nokia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열세에 놓여있다. 점유율면에서는 Symbian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Symbian에 대한 관심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그 뒤를 Google Android와 Apple iOS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미 지난 4분기에는 Google이 Symbian을 따라잡고 1위로 올라섰다고도 주장하고 있다.[각주:1]

늦은 감이 있었지만, 자체 개발하던 Tablet OS운영체제를 Intel과 함께 합쳐 MeeGo라는 이름으로 개발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문제는 MeeGo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가 여전히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사이 경쟁사들은 소비자를 유혹할만한 스마트폰들을 계속 내놓고 있다.

과거 Symbian OS를 공급받아 스마트폰을 제조하던 주요 제조사들은 거의 모두 Google Android로 방향을 돌려 이제는 Nokia의 경쟁사가 되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Sony Ericsson, Motorola는 Symbian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도전자가 되었다.

지난 주말 주요 외신들은 Nokia와 Microsoft가 조만간 협력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주력 스마트폰 플랫폼의 부재로 고민하고 있는 세계 1위의 휴대폰 제조사와, 새로운 모바일 OS를 내놨지만 생각만큼 위력을 지니지 못한 Microsoft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함께 해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임 Stephen Elop CEO가 Microsoft의 소프트웨어 전략을 담당하던 임원이었다는 점은 양사의 우호적인 협력관계의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의 주요한 근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Nokia가 Microsoft와의 관계를 긴밀히 할수록 Symbian과 MeeGo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자체적으로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지 못하고 외부에 의존하게 된다면, 성공하더라도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Nokia가 지금 시점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더라도 그리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위기 상황이 시작되었을 때 빠르게 대처했어야 할 일을 이제야 처리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오랫동안 굳어져 있던 조직을 유연하게 바꾸기란 쉽지 않다. 잘못하다가는 결속력을 해칠 수도 있다. 인적쇄신은 조직에 있어서 큰 변화의 가장 기본적인 조치다. 대폭적인 전략 수정이 인적쇄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한 이유이기도 하다.

Nokia는 인적쇄신과 함께 Microsoft와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MeeGo 단말기의 빠른 출시와 보급에 신경써야 한다. 시장에서 플랫폼 지지기반을 잃기 시작하면 만회하는 것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멀티플랫폼 전략은 득보다 실이 될 수 있다. Symbian보다 MeeGo를 선택했다면 빠른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1. 2010년 4분기 동안 Android폰이 Symbian폰 판매량을 앞질렀다는 분석 http://cusee.net/246264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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