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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ndroid Tablet PC, Galaxy Tab


삼성전자가 IFA 2010 공식행사를 통해 자사의 첫 Android Tablet PC인 Galaxy Tab(갤럭시탭)을 공개했다.

7인치 디스플레이에 Android 2.2 (Froyo)를 탑재했고, 해상도는 1024 x 600이며, TFT LCD를 채용했다. 380g의 비교적 가벼운 무게는 주머니속에 넣고 다닌다는 광고 컨셉이 어색하지 않을 수준의 무게다.

발표되자마자 국내 언론들은 Apple iPad와 비교 기사를 내보내느라 정신이 없다. 지긋지긋한 '대항마, 한판 붙자, 나와라, 게 섯거라'소리가 또 나온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지겹도록 나왔던 Apple 제품과의 직접 비교가 또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Tablet PC 시장의 붐업은 iPad로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Apple의 iPad가 비교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경쟁사의 제품과 기능과 하드웨어를 1:1로 비교하는 식의 경쟁력 우위 강조로는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이미 스마트폰에서 그런 전례를 밟았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뚜렷하게 기억한다.

더 우수하고 더 빠른 프로세서 채용, 색감이 좋고 밝으며 저전력을 소모하는 디스플레이 채용, iOS에는 없는 다양한 개방성을 가진 최신 Android 버전 탑재, App Store에 비해서 양적으로는 부족하지만 한국형 애플리케이션 혹은 독점적인 애플리케이션을 탑재 등등의 비교는 작년부터 계속 들어왔던 소재들이다.

A/S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A/S망이 잘 갖추어져 있고, 빠르게 대응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쟁사의 리퍼정책에 대한 단점 지적도 빠지지 않는다. A/S 정책에 있어서는 한수위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귀가 아플 지경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경쟁제품을 의식하는 마케팅은 지양했으면 한다. 스마트폰에 이어 Tablet PC에서도 경쟁사와의 비교를 통해 시장을 넓힌다는 것은 제품 스스로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

9.7인치와 7인치의 차이를 굳이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고 아니고의 비교나, 무게가 절반(iPad가 비교대상) 정도로 가볍다는 것,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iOS와 Android와의 비교) 등을 비교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의도하였든 그렇지 않든 iPad와의 끊임없는 비교 구도로 제품이 알려지고 있다.

iPhone과 iPad는 기존에 있던 제품들의 혁신으로 재탄생한 제품이다. 없었던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있었던 제품을 다시 보게 만들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어찌보면 결론은 간단해 보이지만 그 답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들이나 이번의 Galaxy Tab은 훌륭한 제품들이다. 최근 나오는 경쟁 제품들에 비해 디자인이나 성능(스펙)이 떨어지는 부분은 거의 없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라는 브랜드 파워도 괜찮다.

한손으로 쥘 수 있는 7인치 디스플레이


그러나 멋진 제품은 나왔지만 홍보할 때는 정작 소비의 주체인 고객이 빠져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그 차이가 바로 경쟁사와 비교가 되는 점이며 생각해 봐야할 부분이다. 훌륭한 스펙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단적으로 Galaxy S의 광고를 보면, 광고 출연 모델이 단말기를 들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초능력자들이 주인공인 미국 드라마 Heroes를 생각나게 한다. 광고에서는 Super(갤럭시 'S')라는 말을 강조한다. 빠르고 대단한 성능을 가졌다는 모습을 강조하는 것이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그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입장이 다르다. 대단한 성능을 원한다기 보다는 제품을 사용하면서 자신이 지불한 만큼의 만족감을 느끼길 바란다. 제대로된 '가치(Value)'라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그것이 스타일쉬한 디자인과 빠른 성능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 전부는 아니다.

빠르고, 밝고 큰 화면이 주는 감동 보다는 자신의 생활에 있어서 휴대폰, 스마트폰, Tablet PC가 주는 가치를 제대로 누려보고 싶은 것이 비싼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다.

유행을 따라 멋을 위해 구입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비싼 돈을 들여 기기를 구입해야 한다면 필요성이나 만족감을 줘야 한다. 생활에 필요한 기기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활용도가 애매해서는 만족감을 느끼기 힘들다.

하드웨어 기능은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단위 단위의 부품일 뿐이다. 운영체제와 사용자 경험(UX)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부품을 이용하여 고객에게 가치를 선사하는 것이다. 흔히 이런 부분을 하드웨어와 구분되는 소프트웨어라고 말하는데, 이런 가치를 100% 소프트웨어만이 전달하는 것은 또 아니다.

경쟁제품과 비교를 하지 않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설명을 위해 잠시 경쟁제품의 경우를 예를 들 수 밖에 없다. 잠시 iPad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iPad는 작은 화면, 제한된 사용법의 스마트폰과 편리한 노트북의 운용성 사이의 타협 결과물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스마트폰이 가진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느린 부팅시간과 쓸데없이 큰 화면과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위해 복잡하게 만들어진 노트북의 중간쯤에 필요한 기기가 바로 Tablet PC이고, 기존의 노트북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Tablet PC를 벗어나, 스마트폰의 영역에서 접근한 방식이 빛을 본 것이 바로 iPad다.

그렇다면 Galaxy Tab은 어떤 것을 강조할 것인가? 어떤 관점에서 시장을 접근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경쟁사의 약점을 커버하는 방식이라면 그 제품의 인기를 그대로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반대로 약점을 보인다면 오히려 경쟁제품에 못하는 제품이라고 평가를 받을 것이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작지만 강력한 Tablet PC라는 개념은 잘 설정했다고 본다. iPad에는 없는 영상통화용 카메라를 장착했다면 이를 소비자 관점에서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또 이 제품은 왜 필요하겠다라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Tablet PC는 컴퓨팅이 주목적이라는 느낌이지만 휴대전화도 가능하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장점이 있을지를 설명하고, Galaxy Tab을 통해 미래 소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국내 기사들처럼 일률적으로 경쟁제품과의 비교와 또 다른 대항마의 출현이라는 식의 비교 기사는 제품에 내제되어 있는 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경쟁사가 내놔서 할 수 없이 따라서 만든 제품이라는 인상만 줄 뿐이다. 삼성전자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이런 식의 기사는 제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제품의 인기는 언론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만드는 것이다. 판매댓수보다는 개별 소비자의 만족도가 인기를 만드는 것이고,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누군가에게 권할 수 있는 제품이 성공하는 것이다. 단순히 어떤 제품과 비교했을때 어떤 부분이 낫다는 것보다는 이럴 때 이런 제품을 사용하면 좋다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나오면 으례 따라다니는 경쟁사와의 비교로 제품을 띄우는 칭찬 일색의 기사는 어쩌면 삼성전자에 대한 지능적인 안티행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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