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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tendo CEO인 Iwata Satoru(이와타 사토루)는 도쿄 호텔에서 열린 실적 발표자리에서 지난 수요일 Apple이 발표한 iPad에 대해 전혀 새롭지 않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Nintendo President Satoru Iwata Holds Press Conference

그는 이번에 발표된 iPad는 단순히 좀 더 커진 iPod Touch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뿐만 아니라 최근 영화 아바타 등으로 인해 3D 열풍이 부는 것에 대해서도 별로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반응도 보였다. 따라서 고화질 3D 게임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임을 표명했다.

나는 iPad를 공개한 직후 이 기기로 인해 가장 타격받을 제품으로 Amazon의 전자책 리더기인 Kindle과 비디오 콘솔 게임기(포터블 게임기 포함)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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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tendo는 Microsoft의 Xbox 360과 Sony의 PlayStation 3와 함께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비디오 콘솔 게임기 중의 하나인 Wii로 공전의 히트를 치고있는 기업이다. 여기에 포터블 플레이어인 Nintendo DS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불과 1년 6개월(App Store 오픈)전에, Nintendo를 비롯한 3사 주도의 비디오 콘솔 게임기 시장에 나타난 복병은 바로 Apple의 iPhone과 iPod Touch였다. iPhone 3G와 iPod Touch 2세대는 App Store의 개장과 함께 모바일 게임기 시장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iPhone용 게임 Need For Sp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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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 Store에서 가장 많은 다운로드와 가장 많은 App을 가진 카테고리는 바로 게임이다. 수많은 개인 개발자를 비롯하여 Gameloft나 EA, PopCap Games 같은 게임전문 기업들까지 뛰어들어 iPhone OS용 게임을 공급하고 있다.

App Store에서 판매되는 게임들은 0.99 달러에서 9.99 달러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PC등 다른 게임기에서 히트한 대작 게임의 경우에도 15 달러 미만에 판매되고 있으며 많은 유저들이 구입하여 즐기고 있다. 일반 비디오 콘솔 게임이나 포터블 게임기의 게임가격보다 싸다.

iPhone 3GS와 신형 iPhone Touch 3세대의 경우 OpenGL ES 2.0을 직접 지원하여 3D 게임에서 전혀 무리없이 동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다. OpenGL ES 2.0이 반드시 게임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3D 그래픽은 주로 게임에서 많이 다루고 있다. 3D 가속과 OpenGL 지원은 최근 게임에서 필수요소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iPhone과 iPod Touch는 3.5인치라는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안고 있다. 물론 포터블 게임기 시장에서 3.5인치는 별문제가 없다. 이미 Nintendo DS나 Sony PSP 시리즈와도 비교할 수 있을 수준으로 iPhone과 iPod Touch 두 제품군은 포터블 게임기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iPad는 하위 기종인 iPod Touch의 게임을 그대로 가져와서 즐길 수 있다. 320x480의 해상도에서도 게임이 가능하지만 픽셀 더블링으로 9.7인치의 디스플레이에서 더 빨라진 프로세서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iPad 전용 게임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iPhone보다 더 나은 고해상도 게임의 출현이 가능해 졌다.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비디오 콘솔 게임기와 직접 비교는 힘들다. 그렇지만 만들기에 따라서는 PC에서 다루는 게임의 수준까지는 가능할 것이다.

잘 알려진대로 미국 청소년들에게 iPod Touch는 아주 인기가 높다. 태생이 iPod 시리즈이긴 하지만 휴대폰을 가질 수 없는 청소년에게 그와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는 iPod Touch는 훌륭한 MP3P이며, 게임기로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주변에 iPod Touch로 뭘 할 수 있는지, 주로 뭘 하는지 물어보면 게임은 빠지지 않는다. 혼자, 언제 어디서나 가지고 놀 수 있으면서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기기로 iPod Touch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시 Nintendo 이야기로 돌아가자.

Nintendo Wii


Nintendo는 결코 게임기의 입장에서 iPhone 혹은 iPod Touch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출시 초기엔 분명히 자신들이 만드는 Wii나 DS가 Apple이 만드는 iPhone, iPod Touch와는 경쟁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불과 2년 반만에 두 제품군은 7,500만대나 판매되었다. 곧 Nintendo DS 판매량에 맞먹는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제품군은 각각 휴대폰이며,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일 뿐이라고 규정하고 싶지만 엄연하게 게임기로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Iwata Satoru가 iPad에 대한 소감을 발표한 자리는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3분기 실적을 알리러 나온 자리였다. Nintendo는 3분기 동안 1,926억 엔 (약 21억 달러)의 순이익이 났지만, 전년동기의 2,125억 엔에는 못미쳤고, 매출은 10% 가량 줄어든 6,319억 엔을 벌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실적부진의 원인을 Wii의 가격인하 때문이었다고 보고 있다.

Iwata의 iPad 발언은 실적을 취재하러 온 기자 누군가가 iPad에 대해 질문을 했을 것이고 이에 대한 대답으로 나온 반응일 것이다. 당연히 iPad의 게임기로서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이에 대한 Iwata 사장의 반응을 알아보려 했던 것이다.

그가 실적발표 자리에서 Apple의 iPad가 별 것 아니라고 대답한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그가 진심으로 iPad가 게임기로서 별로 신경쓰고 있지 않다는 생각은 믿기 힘들다.

iPad가 아니라 이미 iPhone과 iPod Touch는 포터블 게임기 시장, 나아가서는 비디오 콘솔 게임기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App Store를 통해 개발자에게 다양한 App을 개발하게 열어준 상황에서 엄청난 양의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대형 게임 개발사들의 참여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iPhone OS 기반의 플랫폼이 게임기 시장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Iwata 사장의 발언에서 묘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었다. iPad가 별것 아니라고 믿고 싶을 것이다. 어쩌면 스스로에게 그렇게 최면을 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그의 생각이 옳았는지는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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