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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뀐 첫 휴대전화기를 통해 처음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접한지 벌써 13년이 훌쩍 넘어 버렸다. 당시 삼성전자의 'Anycall SCH-100S' 라는 모델은 아직 버리지 않고 집에 보관중이다. 몇년전까지 충전을 하면 켜지고 작동을 했지만 언젠가부터 배터리가 충전되지 않아 지금은 켜지지도 않는다.

나의 첫 휴대폰 Anycall SCH-100S

100S는 당시 공장출고가격이 87만원으로 지금과 비교해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다. 보조금이라는 것이 없었을 때니 매장에서 달라는 가격을 고스란히 그대로 지불하고 구입한 제품이었다. 당시 복학생신분이었지만 벤처기업에 근무하느라 휴대폰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큰 돈을 지불하여 구입했던 단말기였다.

100S 이후로도 얼마전까지 내 손을 거쳐한 휴대폰은 대략 7대쯤 된다. 2년에 한번꼴로 바꾼 것으로 계산되지만 대부분 3년 가까이 쓰고 근래 2년동안 바꾼 것이 3대 정도다. 예전에 비하면 휴대폰의 교체 주기가 빨라진듯한 느낌이다.

요즘에도 휴대폰은 고가의 물품이긴 하지만, 매번 새로운 기능들이 들어있는 기능의 신제품들이 자주 나오고, 보조금 지급규모가 늘고, 번호이동이 지원되면서 더 자주 기기를 바꾸는 것 같다. 나는 어느 정도 서비스에 대해 보수적이어서 통신회사를 바꾸는 일은 없었다. 따라서 대부분 비싼 기기 변경을 통해 새로운 휴대폰을 장만했었다.

모두 일반폰 또는 피처폰(feature phone)이라 불리는 휴대폰이 내가 사용한 기종들이었다. 2000년 초반에 하나둘씩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보였다. PDA 기능과 휴대폰이 결합된 듯한 모습으로 나왔는데, PDA폰으로 불리기도 했다.

네비게이션 겸용 Palmax GDA-1 PDA

이미 그때 나는 개인적으로 PDA를 사용하고 있었다. 휴대폰과 PDA가 합쳐진 모습에서 상당히 편리함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PDA폰)은 비싼 휴대폰이라는 인식만 있을 뿐 그리 인기를 얻지 못했다. 당시만해도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여전히 불편하다는 이유와 상당히 비싼 이동통신 데이터서비스 요금제 가입에 대한 부담감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그때는 지금처럼 다양한 데이터서비스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도 관심은 있었지만 반드시 스마트폰을 사야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 이후로 시간이 흐르면서 카메라가 장착된 폰이 일반화되고 예전에 비해 가격은 떨어졌지만 기능은 더 많아진 휴대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작고 가벼워지고 디자인도 다양하게 나오는 휴대폰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형 휴대폰은 모바일 기기의 기능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MP3는 기본이고, 디카 못지않은 카메라 기능에, GPS 내장으로 네비게이션이 지원되고, 일부는 PMP 기능까지 지원하고, 최근들어서는 지상파 DMB 방송도 볼 수 있는 기능까지도 추가되기 시작했다. 정말 만능이라는 말을 들을 수준의 휴대폰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기능에 빠른 데이터 통신을 접목시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으로 예전의 스마트폰에 대한 기억들을 다시 떠 올렸다. 비록 당시엔 기기값을 제대로 못하는 고가의 업무용 휴대폰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양한 통신 기능과 발전된 기술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T옴니아2 아몰레드

마침 내게도 그런 기회가 왔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기회가 온 것이다. 늘 일반폰만 사용해왔기에 스마트폰은 일반폰에 비해 어떤 차이점이 있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아볼 소중한 기회가 왔다.

체험제품은 이미 올해 시장에서 성공한 옴니아폰의 후속작인 일명 '옴니아2'폰이다. 이번에 체험단용으로 제공받은 제품은 SKT용으로 나왔으며, 제품의 이름은 'T옴니아2'라고 부른다. 이 제품을 통해 스마트폰에 대한 느낌과 활용도 등을 몇 주간에 거쳐 알아볼 예정이다.

체험할 제품을 처음 받았을때는 조금 막막한 느낌이 들었다. 비록 내가 IT분야에 종사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은 단순 기능만 사용하는 일반폰과는 다르기 때문에 낯설기만 했다. 그나마 예전에 PDA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기에 남들보다는 좀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지만, 아마도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접하는 고객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전에도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과연 내게 스마트폰이 필요한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이었다. 업무상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고 인터넷을 이용하며,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내게는 누구보다 스마트폰이 필요하긴 하지만, 과연 얼마만큼 쓸모가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었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때로는 급하게 업무용 자료를 전달 받거나 보내야 할 일도 있고, 어딘가로 이동할 때는 네비게이션도 필요하고, 출퇴근 등이나 이동중일 때는 음악감상이나 못 본 드라마도 시청가능하다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물론 요즘 나오는 많은 스마트폰들은 이런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체험제품을 인도받은지 약 5일이 지나자 좀 익숙해졌다. 무엇부터 해야하는지 차근차근 찾아가며, 활용도를 생각하니 점점 재미가 붙었다. 일단 단순히 PDA와 휴대폰을 섞어둔 제품일 것이라는 예상은 약간 순진한 발상이었다. 조금 과장하면 기대이상이었다. 아마도 첫 스마트폰 사용이어서 그렇게 크게 차이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옴니아2를 받아서 며칠간 사용하면서 다양한 활용도를 생각해 보았다. 이미 몇몇 기능을 보면서 생활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 눈에 보였다. 단순히 업무에 도움을 주는 기능 뿐만 아니라 생활 이곳 저곳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능의 다양함이 느껴졌다.


Skype도 사용할 수 있다!

우선 며칠간 사용하면서 느낀 T옴니아2폰의 대표기능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T옴니아2는 현재 나와 있는 다른 휴대폰들에 비해 뛰어난 성능과 다양한 기능이 자랑이다.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T옴니아2는 모두 가지고 있다. 뛰어난 성능과 기능뿐만 아니라 이 제품은 스마트폰 대중화를 위해 좀 더 친숙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추구하고 있는 제품이다. 물론 이런 점은 이미 스마트폰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혼란을 주기도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미 언론이나 지면을 통해 많이 알려졌지만, T옴니아2의 동작은 체감상 빠른 편이다. 주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체감비교를 부탁하니 UI의 움직임이나 화려함이 기존 제품들 보다 낫다는 평가를 했다. 개인적으로도 동작이 느리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모바일 기기의 사용에 있어서 속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요할 때 바로 반응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부팅 속도가 다른 Windows Mobile 기기에 비해 빠르다는 점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빠른 CPU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었다.

T옴니아2는 제품명 뒤에 아몰레드(AMOLED)라는 이름이 따라 다닌다. 디스플레이에 AMOLED를 채용했기 때문이다. AMOLED의 장점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어서 따로 설명을 하지않겠지만, 기존 LCD 디스플레이에 비해 선명하고, 저전력으로 구동된다. 이전 모든 제품(바로 직전에 사용하던 휴대폰 제외)은 모두 TFT LCD를 기반으로 했었는데, T옴니아2를 접하면서 제일 먼저 느끼는 점이 바로 밝고 선명한 디스플레이에 대한 호감이다. 다만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감압식(눌러서 압력으로 터치를 인식하는 방식)으로만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운영체제인 Windows Mobile 때문에 감압식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별도 주문한 보호필름

감압식은 강화유리를 전면에 설치할 수 없기에 보호필름을 붙이는 것은 필수다. 따라서 T옴니아2를 구입하면서 별도의 필름을 같이 구입하고, 사용전에 바로 필름을 입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제품 구성에 필름이 들어있지 않은 것은 오히려 다행이다.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사서 붙이는 것이 같이 공급되는 필름보다는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이다. 필름 제품은 천차만별이다.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T옴니아2는 지상파 DMB가 들어있다. 전작인 옴니아1의 경우 위성 DMB가 내장되어 있었다. 위성 DMB는 유료(SKT 사용자의 경우 무료 요금제가 있다)이며, MBC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KBS과 SBS의 공중파 방송은 볼 수 없다는 점이 참 아쉬웠는데, 지상파 T-DMB는 방송 3사를 기본으로 모두 시청이 가능하여 좋아하는 드라마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GPS 내장은 네비게이션(PND)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T*Map을 이용하여 교통정보를 포함한 서비스형 길안내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별도의 외부 제품을 구입하여 설치할 수 있기도 하다. 제품 구성에는 엔나비 50% 할인쿠폰도 함께 제공되어 3만원에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다. 일단 네비게이션이 지원된다는 점은 차를 소유하고 있는 내게는 아주 멋진 소식이었다. (제품을 받은 이틀뒤에 할인된 3만원에 엔나비를 구입하여 설치했다) 더군다나 제품에 따라 단순 차량용뿐만 아니라 보행자 모드도 지원한다는 점은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더 높일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엔나비를 구동시킨 모습

자동촛점이 지원되는 500만 화소 카메라는 또 다른 자랑거리다. 다른 휴대폰들도 그렇지만 휴대폰에서의 카메라 지원은 이제 일반화되었다. 플래쉬까지 달려 있어서 웬만한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며, 동영상도 지원한다. 디카의 기능에 있는 얼굴인식도 지원한다.

AMOLED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최대화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동영상 기능인데, T옴니아2는 기존 PC에서 볼 수 있었던 DivX 비디오를 변환없이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PMP가 아닌 일반 모바일 기기에서의 영화나 드라마같은 비디오 감상은 변환이 기본이었으나 T옴니아2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냥 PC에 연결하여 옮긴 비디오를 바로 재생할 수 있으며, 밝고 선명한 AMOLED 디스플레이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배터리 용량이 1,500mAh로 늘어난 것도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내게 T옴니아2폰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 것은 다름아닌 Wi-Fi 지원이었다. 음성통화대비 비싼 데이터 요금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나같은 사람에게 Wi-Fi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이메일 체크와 블로그 관리, 웹서핑 등은 옴니아2가 업무와 취미생활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업무지원 애플리케이션들

이밖에도 T옴니아2엔 너무 많은 기능이 들어있기에 하나하나 일일이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다.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는 제품의 기능으로 말할 수 있다. 기존 휴대폰에서는 할 수 없었지만, 만일 이런 기능이 휴대폰을 통해 가능하다면 어떨까 하는 바로 그런 기능들이 들어있다. 바로 내가 기대하던 기능들이 대부분 들어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동안 체험할 T옴니아2폰이 기대된다. 앞으로 한동안 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경험을 올려보도록 하겠다.

제품을 받으면서 느낀 점 중에 아쉬운 부분을 적어보고 첫 포스팅을 마칠까 한다.

윈도우 기반의 모바일 기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Windows XP의 ActiveSync나 Vista 이상의 Windows Mobile Device Center의 기능이 필수라는 점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한다. 이 부분에 대한 제품의 Quick Guide가 없다는 점은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이 일반인들에게 보급될때 빨리 해결되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설명서에 자세히 적어두어도 잘 보지않는다. 소비자들은 당장 스마트폰을 PC에 연결하여 MP3나 영화를 어떻게 휴대폰에 넣는지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Windows Mobile Device Center

가정과 직장에 있는 PC를 통해서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고, 각종 오피스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품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PC와의 연결 프로그램인 ActiveSync와 Windows Mobile Device Center에 대한 설명이 이해하기 쉽고 따라하기 쉽게 함께 제공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Quick Guide식의 종이로 만든 자료가 아니더라도 온라인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제공한다면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도 빠르게 제품에 적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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