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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었다. 유선 흐림, 무선 맑음이다. 대체적으로 AT&T의 매출은 예상치를 넘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309억 달러로 전년대비 1.6% 하락했다. 이익도 31억 9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1.2% 하락했지만 경기부진속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매출과 이익 하락은 유선부문의 영향이 컸다. 유선전화 가입자의 대거 이탈로 인해 매출이 줄었다. 무려 154만 가입자가 3분기 동안 유선전화를 해지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현재 유선전화의 인터넷전화로의 전환이나 아예 유선전화를 없애는 사례가 늘고 있다.

휴대전화의 보급율이 높아지면서 전화는 개인 통신수단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요금이 보다 저렴한 인터넷전화로의 전환이 늘고있다. 필연적으로 전통적인 유선전화 가입자는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3분기 실적은 무선이 큰 기여를 했다. 유선의 매출 하락과 이익 하락을 무선 부문에서 상당수 매꾸었기 때문이다. 3분기동안 가입자 증가(가입자-해지자)는 2백만 수준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150만 수준이었으나 예상보다 많은 가입자 증가를 보였다.

가입자 증가가 iPhone의 영향인지 아닌지에 관심이 많은데, 일단은 iPhone이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3분기 430만 가입자 중에서 무려 320만 가입자가 iPhone을 통한 가입자다. 무려 74%의 신규가입자가 iPhone을 선택하면서 AT&T 고객이 되었다. 네트워크 비용증가와 가입자 유입으로 인한 이익을 계산했을때 수지가 맞다는 것으로 보인다.

iPhone 가입자는 데이터 서비스 비중이 높기 때문에 AT&T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는 고객군이다. 음성매출보다 데이터매출에 촛점을 맞추었기에 iPhone을 통한 가입자는 AT&T에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다만, 이들 iPhone 가입자의 계약연장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서 충성도나 매출기여도를 판단하기는 힘들다. AT&T와 Apple은 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iPhone 가입자의 증가와 함께 무선부문의 효자노릇을 하는 것은 선불제 가입자의 증가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선불제 가입자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3분기 동안 641,000 선불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들은 정액제 요금으로 제한된 사용량을 가지는 고객이지만 매출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고객이다. 이들의 월평균 선불요금은 10 달러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AT&T는 얼마전 내놓은 60 달러의 무제한 통화와 문자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09/07/29 - 선불요금제 고객을 잡아라, Sprint Nextel의 Virgin Mobile USA 인수
2009/07/07 - Palm Pre와 Boost 때문에 웃는다, Sprint Nextel
2009/02/09 - Sprint 자회사 Boost Mobile, 월 50달러 정액요금제로 가입자 몰이

경기침체에 따라 선불제 고객이 늘고 있으며, 이들은 이통사의 주요 매출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Sprint Nexte의 Boost Mobile과 Verizon의 MetroPCS 등의 자회사를 통해 많은 선불제 가입자를 모집했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선불제 고객은 이민자들이나 저소득층이 많이 이용하는 요금제였으나 일반 중산층까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미국 이통사들의 마케팅도 치열한 편이다.

AT&T는 올해들어 비용절감을 위해 1만 8천명이나 인력구조조정을 했다. 대부분은 유선전화 관련한 인력들인데, 유선시장의 쇠퇴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대신 무선부문을 강화하여 매출과 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번 3분기 AT&T 실적은 유선에서 무선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이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여전히 미국내 독점인 Apple iPhone의 공급으로 무선부문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AT&T는 우리나라의 KT와 종종 비교되는 통신기업이다. KT 역시 AT&T의 움직임과 비슷하게 가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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