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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가 사실이라면 너무 속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서울경제 : 일반인 사설 무선인터넷 접속 제한

방통위가 가정과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사설 무선 AP, 일반적으로 무선 공유기라고 하는 네트워크 장치 사용에 대한 제한을 논의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니 그런 여론몰이를 하는 것 같다. 아마도 통신사 누군가의 머리에서 나온 발상인 모양인데 유치하기 그지없는 생각이다.

이유로 든 것이 바로 '보안'이다. 이제 우리는 통신사가 남의 가정 무선 공유기 보안까지 신경 써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여기에는 보안의 문제보다는 '친절하게도' 통신사의 상용 무선 AP를 사용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도심 어디를 가도 개방된 무선 AP를 찾기 쉽다. 저렴한 무선 공유기가 있기 때문이며, 많은 무선 접속 기기들이 등장한 이유에서 계속해서 늘고 있다. 무선 AP의 보안 설정이 일반인들에게 다소 어렵다는 이유도 개방된 무선 AP의 증가에 일조를 했다.

대부분의 무선 AP는 유선 인터넷 회선으로부터 시작한다. 가정내에서 사용하는 인터넷 연결 단말기의 종류가 늘고 있고, 노트북, 인터넷전화, IPTV, 게임기, MP3P 등 계속해서 모바일 인터넷 접속 기기들이 늘고 있어서 무선 AP 없이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세계 어디를 가도 무선 AP 혹은 무선 라우터를 제한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초고속인터넷을 신청하면 친절하게 무선 AP까지 설치해준다. 물론 보안설정을 하고 보안문제가 없도록 ISP들이 도와준다.

반면 우리나라는 무선 AP, 공유기는 불법이라는 식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정에 PC와 노트북이 늘고 있고, IPTV, 인터넷전화, 노트북 등이 인터넷 접속을 해야 하는데 도저히 1개의 회선으로는 불가능하다. 왜 무선 AP가 필요한지는 실제 겪어 보면 안다.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통신사들은 기기당 1~2개 접속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과금을 하겠다고 한다. 통신사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 한달 초고속인터넷 요금은 5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방통위는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무선 AP에 제한을 두겠다는 발상을 방통위가 나서서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통신요금 절감을 내세운 그네들의 주장과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무선 접속 기기는 늘어나는데, 사설 무선 AP는 없애겠다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말 그대로 돈 내고 상용 AP를 접속하라는 얘기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통신사들이 FMC 시대가 오자 Wi-Fi를 적에서 동지로 생각하면서 내놓은 아이디어가 사설 AP 접속 제한이다.

언제까지 우리나라 통신사는 고객을 협박해서 돈을 버는 비즈니스를 하려는 것일까? 또한 핑계가 보안이라니 참 어처구니 없다.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차라리 수익감소가 예상되니 사설 AP 사용을 제한하겠다는 말이 그나마 정직해 보인다.

사설 AP의 보안문제는 어디까지나 해당 사용자의 몫이다. 개인의 보안문제는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이어야 한다. 중국이 포르노물을 막기 위해 그린댐(Green Dam)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강제적으로 모든 PC에 설치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전근대적인 발상으로 엉뚱한 이익을 노리려 하지말고 정석으로 비즈니스 하길 바란다. 가끔씩 터져나오는 뚱단지같은 발상을 지켜보고 있으면, 왜 우리나라는 무늬만 IT 강국인지 새삼 느껴진다.

2009/09/13 - 무선랜 공유와 보안,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2009/03/03 - 이제 그만 공유기를 인정해 주세요

이동통신사에게 Wi-Fi는 우군이다. 자신들의 이동통신망의 보완재로 Wi-Fi만큼 훌륭한 것이 없다. 그리고 무선 인터넷전화(Mobile VoIP)는 수익의 문제로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AT&T가 3G 네트워크 위에서 조차 VoIP를 허용하겠다는 발표를 하는 이유를 우리나라 통신사들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2009/10/07 - AT&T, VoIP over 3G 허용 전격 선언

어쩔 수 없는 흐름이며,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비즈니스가 영속성을 지닌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치졸하게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피해가 갈 것이 예상되니 엉뚱한 제재를 하는 것은 옳바른 비즈니스가 아니다.

KT가 홈FMC 단말기에 사설 AP 접속을 제한할 것이라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생각해봐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 Wi-Fi를 이용하겠다는 것이 홈FMC의 중심축이며, 홈FMC의 성공의 비결이다. 가정에서 통신사가 제공한 AP는 되고 사설 AP는 안된다면 표준 Wi-Fi가 아니라 통신사만의 무선네트워크다.

Wi-Fi가 살아남고 인기를 끄는 이유는 표준이기 때문이다. KT Wi-Fi, SKT Wi-Fi, 사설 Wi-Fi가 다를 수 없다는 뜻이다. 만일 KT Wi-Fi만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이미 표준이 아니다. 또 다른 사용 제한이 되는 것이다.

사설 무선 AP 사용 제한에 소비자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친절한 시각도 실었던데, 반발이 아니라 명백하게 소비자 권리침해다. 이런 주장에 대해 고려해보겠다는 방통위의 입장이 사실이라면 국민의 방통위가 아니라 통신사의 방통위가 되는 것이다.

참 한심스러운 발상이다. 지금은 통신에 있어서 규제의 시대가 아니라 자유의 시대다. 아직도 이런 패러다임을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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