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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Apple의 iPhone 3G S가 발표되면서 여러가지 의견들이 무성했다. 전반적으로 큰 기대 탓에 실망이 컸었다는 평가들이다. 혁신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약간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는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WWDC가 iPhone만을 위한 행사는 아니었지만, 새로운 Macbook Pro나 Snow Leopard, iPhone OS 3.0보다는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신제품이 바로 iPhone 3G S 이었기에, 큰 변화가 없는 단순 성능 개선 차원의 제품에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제 발표로 Apple이 iPhone 비즈니스를 어떤 방향으로 몰고 갈 것인지는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혁신적인 제품은 없었지만 적어도 Apple이 iPhone으로 시장을 어떻게 만들어 가겠다는 메시지 정도는 확실하게 던진 것 같다.

* 가격인하  


프로세서가 바뀐 iPhone 3G S의 가격을 종전 가격에서 약 100 달러씩을 내렸다. 물론 독점공급에 의무약정기간과 테이터 요금제 수용조건이 붙긴 하지만 그래도 기존에 공급하던 가격에서 단말기 부담을 많이 줄였다.

국내 언론들이 어제 행사의 키포인트를 99 달러짜리 iPhone 출시라는 제목으로 타이틀을 뽑은 것도 신제품의 혁신성보다 가격인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8G 제품은 신형 제품이 아니라 현재 판매되고 있는 iPhone 3G의 하드웨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OS를 3.0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므로 제품의 다운그레이드를 통한 가격인하가 아니라 실질적인 가격인하 조치인 셈이다.

또한 업그레이드 신형 제품의 경우 통상 기존 제품보다 높게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히려 16GB제품과 32GB제품의 가격을 각각 199 달러와 299 달러에 가격을 책정했다. 기존 iPhone 3G 16GB 제품의 경우 299 달러였다. 이젠 같은 가격에 iPhone 3G S 32GB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인하의 이면에는 Apple의 자신감이 배어 있다. iPhone과 iPod Touch 등 iPhone OS를 사용하는 기기가 4천만대가 판매되었다는 것과 App Store의 등록 어플리케이션 숫자가 5만개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대량생산으로 인해 부품수급가의 하락이 가격인하의 요인이라고는 말하지만 그것보다는 경쟁사들에 대한 압박과 판매량 증대에 따른 다른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Blackberry로 바짝 뒤를 쫓고 있는 RIM과 무시하지 못할 저력을 가진 Palm의 Pre, Android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 등이 모두 iPhone을 겨냥하고 있고 가격대 역시 iPhone에 준하여 내놓고 있다. 그러므로 신형 제품의 가격인하조치는 이들 경쟁사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두번째로는 4천만대나 판매된 iPhone OS 단말기(iPhone과 iPod Touch)를 이용하여 이통사를 통한 수익분배 이익(iPhone)과 App Store의 어플리케이션 판매수익 및 iTunes 콘텐츠 판매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펼치는 계기가 바로 가격인하 조치이다. 단말기 가격으로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 이동통신 서비스 수익과 어플리케이션, 콘텐츠 판매로 벌어들일 수익이 크기 때문이다.

경쟁사 압박과 서비스 및 어플리케이션, 콘텐츠 판매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하에 가격인하가 있었다. 실제 단말기 가격을 50% 내릴 경우 판매량은 두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제는 단말기 가격의 장벽을 낮춰 사용자를 늘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비록 실제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99달러짜리 iPhone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참고 : 99달러짜리 iPhone 월마트 판매는 Apple의 전략적 마케팅

* 하드웨어 성능향상과 OpenGL ES 2.0 지원

하드웨어 특히 프로세서의 업그레이드는 무엇을 의미할까?

프로세서가 더욱 빨라지면서 효율적으로 동작한다면 그것은 결국 디바이스의 어플리케이션의 업그레이드를 말하는 것이다. 하드웨어 성능의 향상은 결국 어플리케이션 성능의 향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iPhone의 성능 업그레이드는 어떤 면에서 유리할 것인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다양한 분야의 활용이 가능하다. 현재 수준에서 단순히 어플리케이션 구동속도만 빨라졌다면 웹서핑 속도나 프로그램 로딩 속도만 빨라질 것이다.

프로세서의 성능 업그레이드와 HSDPA의 통신 모뎀속도의 향상은 통신에 있어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등장이 예고된다. 대량의 패킷을 주고 받을 수 있고 이를 처리할 능력이 개선되었다면 떠오르는 서비스 장르들이 있을 것이다.

맞다. 멀티미디어 관련 서비스나 어플리케이션들의 등장이 예고된다. 그중에서 특히 게임 어플리케이션이 부각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것은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OpenGL ES(Embedded Systems)버전에서도 알 수 있다.

iPhone 3G와 iPod Touch까지는 OpenGL ES 1.1 버전이 지원되었지만, 이번에는 OpenGL ES 2.0이 지원된다. 그래픽 라이브러리의 메인 업그레이드가 일어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App Store에서 게임 다운로드가 가장 비율이 높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Apple이 모바일 게임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들이 많았다. 그만큼 iPhone이나 iPod Touch가 게임기 시장에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였다.

이런 관측은 Apple 내부적으로도 합의를 본 것 같다. 프로세서의 성능 향상과 함께 OpenGL ES 2.0으로의 업그레이드가 결국 게임기 시장으로의 본격 진출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 판단된다.

OpenGL 버전의 업그레이드는 2D와 3D 그래픽 성능의 획기적인 업그레이드로보면 된다. 복잡한 그래픽을 처리할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 종전보다 커진 저장용량(16GB, 32GB)와 프로세서, 그래픽 라이브러리의 업그레이드는 더없이 게임을 위한 좋은 환경을 의미한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OpenGL ES 2.0은 ES 1.1 버전과 하위호환성을 지원하지 않는다. 즉, iPhone 3G S용 전용 게임이 나오면 기존 iPhone 3G나 iPod Touch에서 작동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참고로, OpenGL ES 1.0은 Symbian OS와 Android가 채용하고 있으며, 1.0의 마이너 개선 버전이 Playstation 3에 사용되고 있다.

WWDC 발표에서도 iPhone 3G S 섹션에서 단말기 판매량과 어플리케이션 갯수, 다운로드수를 보여준 다음 바로 보여준 것이 게임이었다. 숫자와 게임을 선보였다는 것은 결국 단기간에 4천만대의 게임기가 판매되었다고 자랑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번에 나오는 게임기는 더욱 업그레이드 되어서 성능면에서 다른 경쟁사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하드웨어 성능을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예제가 바로 게임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가을쯤에는 신형 프로세서를 장착한 iPod Touch 3세대 버전도 나오리라 예상된다.

정리하면...

이번 WWDC의 iPhone 3G S 발표는 표면적으로 크게 주목받을 것은 없다. '더이상 혁신은 없었다'라는 외신의 표현처럼 기대가 컸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또한 Steve Jobs의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음에 대한 간접적인 섭섭함도 함께 있었다.

그러나, 가격인하나 기기의 성능향상 이면에 숨은 Apple의 의도를 살펴보면, 역시 이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으며 어떻게 나갈지를 짐작 가능하게 해주었다. 

신형 iPhone 3G S 발표는 가격인하로 RIM과 Palm, Android 진영에 타격을 주고, 성능향상으로 모바일 게임기 시장을 포함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시장을 노린 발표였다.

과거에는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고성능의 어플리케이션들이 iPhone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산업계에 던지는 여파가 크다. 눈여겨 보지 않았던 기업들도 iPhone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PC용 게임과 콘솔기용 게임을 만들던 업체들의 iPhone용 게임 진출 열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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