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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가 임박해지자 Apple의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더군다나 다음달말이면 Steve Jobs가 병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기 때문에 다음달은 Apple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관심거리가 될 것 같다.

계속해서 Apple이 내놓게 될 새로운 제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넷북이다, 아니다를 가지고도 말이 많으며, 그래도 신빙성이 높은 것은 기존의 iPod Touch와 Macbook 사이의 제품군이 탄생할 것 같다는 이야기다.

현재 시장에서 넷북제품 프로세서는 단연 ATOM 프로세서의 Intel이 장악하고 있으며, AMD와 VIA 등이 시장을 추격하고 있으나, 시장에서 넷북프로세서는 Intel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고 있다.

Intel 내부적으로는 ATOM 프로세서가 계륵이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정체된 PC 시장을 두고본다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압박도 있으며, 누군가는 차지할 시장이기에 Intel도 매진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Apple이 넷북을 만들 것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를 살짝 뜯어보면 어떤 프로세서를 이용할 것인가로 촛점을 좁혀보면 의외의 답을 얻을 수 있다. Apple이 새로운 프로세서를 개발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최근 언론들은 이 소식이 마치 새로 드러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Apple이 독자 프로세서 개발을 갈구하고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오랫동안 IBM의 Power Processor를 사용하다가 Intel CPU를 채용했을 때만해도 그냥 CPU 제조만큼은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주장들이 있었지만, 한편에서는 Apple이 내부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프로세서를 시장에 선보일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Intel CPU를 썼다고 보는 견해도 많다.

바로 그런 추측이 가능한 이유는 작년 4월에 있었던 Microprocessor 개발업체인 P.A. Semi의 인수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사는 Apple과 협력관계에 있던 회사다.


2008/04/24 - [기술 & 트렌드] - Apple 2분기 실적 발표와 P.A. Semi 인수 소식
 
범용 PC용 CPU가 아닌 저전력 소형 Microprocessor를 주로 개발하는 이 회사와의 관계는 2006년부터였다. P.A. Semi는 Apple이 요구하는 저전력 프로세서를 개발중이었고, 결국 작년에 회사 전체가 Apple로 인수되었다.

P.A. Semi는 한때 IBM의 Power Architecture의 라이선스를 받아서 독자 프로세서를 개발했었다. 당시 이런 이유로 Apple의 관심을 받았고, 협력관계가 시작되었다.

최근 Apple로 합류하는 Microprocessor 전문가들의 움직임만 봐도 Apple 내부적으로 독자 프로세서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결국 그런 프로세서가 있다면 어떤 시장을 목표로 하며 어떤 제품군으로 시장에 내놓을 것인가 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가 된다.

IBM의 Power5 프로세서팀을 이끌었던 Mark Papermaster, AMD의 그래픽프로세서(GPU) 개발 책임자인 Raja Koduri 등의 영입은 P.A. Semi 인수후 보여지는 Apple의 의도를 좀 더 예상 가능하도록 해준다.

일각에서는 그래픽 부분의 보강을 통해 콘솔게임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Apple이 노리는 시장이 정체에 이른 컴퓨터와 MP3P 등에서 게임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옮겨갈 것이라는 예측때문이다.
 
iPhone을 통해 Mobile Open Platform에서 확인한 App Store의 가능성을 게임분야로 확대할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Nintendo, Sony, MS 라는 막강한 시장 플레이어들이 있다는 것은 뛰어들기에 그리 녹록치않은 시장이라는 점이다. 


올해안으로 발표될 신제품에 P.A. Semi에서 만든 CPU를 사용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 종전보다 커진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는 것은 프로세서의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범용 프로세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독자 개발한 특수한 프로세서밖에는 답이 없는데, 아마도 그것이 P.A. Semi에서 만든 저전력 프로세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제품은 한종류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지는데, 모바일 기기 중에서도 하이엔드급은 P.A. Semi에서 만든 프로세서를 이용할 것 같고, iPod 등의 MP3P 시리즈는 여전히 ARM 계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채용할 것 같아보인다.

또한 Macbook에 사용되고 있는 Intel CPU는 당장 교체하지 않을 것이며, iPhone보다는 성능이 뛰어나면서 Intel CPU보다는 성능이 떨어지는 새로운 프로세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ATOM과 경쟁할 수 있는 프로세서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제품 형태는 (모양만) 넷북이든 아니면 타블렛이든 네트워크 기반의 저전력 프로세서를 채용한 제품일 것이며, 그래픽 부분이 보강된다면 연말이나 내년쯤에는 콘솔게임기 출시도 가능해 보인다.

이제까지 Apple이 움직여온 시장을 보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동일한 컨셉으로 뛰어들지는 않았다. 과소평가되어 있거나 차별적인 요소를 가진 Apple만의 시장을 만드는 놀라운 재주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경쟁이 치열한 넷북보다는 약간 다른 방향에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iPhone의 성공비결은 잘 만든 하드웨어에도 이유가 있지만,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라는 사용자 경험이 대박을 냈다. 휴대전화에서 필요한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능을 적절하게 OS와 UI 그리고 App Store라는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서비스로 혁신을 불러왔다.

이번엔 하드웨어(Microprocessor)까지 입맛에 맞도록 개발하여 Apple이 원하는 최적의 환경을 구축하여 시장에 선을 보일 것 같다. 어쩌면 새로운 제품이 Apple이 만든 프로세서 기반이어서 더 주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뒤엔 P.A. Semi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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