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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KT (KT+KTF)는 유무선 서비스를 QOOK과 SHOW로 구분한다. KTF는 3G를 비롯한 무선 서비스만 있지만, KT는 전화와 메가패스로 대표되는 유선 서비스와 와이브로와 네스팟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있다.

KTF는 이동통신 서비스이며, KT의 와이브로와 네스팟은 무선 인터넷 서비스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통합 KT로 가면 무선 부문은 이동통신과 무선 인터넷의 영역이 겹치게 된다.

이러한 혼선을 감소시키기 위해 유선은 QOOK(쿡)으로, 무선은 SHOW(쇼)로 구분하기로 했으며, 무선 부문에서 겹치는 와이브로는 SHOW 브랜드로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네스팟은 그대로 QOOK의 유선 인터넷브랜드로 남아 있을 것 같다.

마케팅과 조직적인 측면에서는 와이브로와 이동통신을 합쳐 무선브랜드로 통합한다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만, 와이브로 이동통신은 겹치는 부분들이 많다. 특히 와이브로에 음성을 싣겠다는 정부입장을 생각해보면 KTF의 SHOW와는 경쟁제가 된다.

알다시피 와이브로는 우리 정부가 국책사업처럼 한국의 대표 기술로 밀고 있는 4G 이동통신 기술이다. KT가 국가를 대신하여 상용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단말과 부품 핵심 기술은 삼성전자와 포스텍, ETRI 등이
맡고 있다. 실제 서비스는 KT와 SKT가 제공하지만, SKT는 어쩔 수 없이 와이브로를 떠맡은 상황이어서 실질적으로 국내 와이브로는 KT가 주도하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현재 3G WCDMA 이동통신과 3.5G의 와이브로를 동시에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느냐 하는 문제가 걸린다. 하나는 음성통화를 기반으로 하여 데이터 서비스를 늘이려는 입장이고, 한쪽은 데이터 서비스 기반으로 음성으로도 확장하려는 입장이다.

이런 양립하는 기술을 하나의 조직에서 어떻게 잘 조율할지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어느 한쪽에 무게를 두면 반대쪽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현재 다음주부터 통합될 '쇼 와이브로'의 모양새 자체는 SKT와 동일하다. 이동통신 서비스가 주력이면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곁다리로 가져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SKT가 와이브로 사업권을 가지고 있지만, 전국망을 구축하는데 망설이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수익성이다. 투자대비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사업권을 포기하여 KT 독점이 되면 정부가 바라지 않는 구도이기에 SKT가 어쩔 수 없이 받은 것이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에 투자를 하라면 답을 얻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SKT는 사업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시장상황을 계속 주시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선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수익이 보장된다면 그때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반면 KT는 입장이 다르다. 통합전에는 물리적으로 KTF와는 다른 회사의 입장에서 무선 인터넷 브랜드로 와이브로를 키워왔고, 국가적인 과제이기에 매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이제 사업 자체를 KTF의 SHOW 브랜드로 넘겼다.

와이브로를 넘겨받은 SHOW는 어떻게 할 것인가? 와이브로는 현재 서울과 경기지역에만 제공되며 대구광역시를 제외한 나머지 광역시에 망을 구축중인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이미 대도시과 중소도시까지 SHOW의 3G망은 설치되어 있다.

당장 수익은 3G 이동통신서비스에서 나오고 있으며, 와이브로는 미미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무선 서비스에서 가격대비 커버리지의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이슈인데, 서울 경기 지역만 제공하는 와이브로가 현재의 가격대로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SHOW 역시 이동통신망 위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수익원으로 ARPU를 높이기 위한 각종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SHOW 라는 브랜드의 의미에서 알 수 있듯 화상통화 등의 데이터 위주 서비스를 중심을 표방하고 있는데, 와이브로를 떠안게되면 충돌이 불가피하게 된다.

와이브로를 확산시키려면 킬러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한데, 정부는 이미 와이브로 음성을 싣는 것을 기정 사실화 하였다. 번호부여 논의까지 나왔으며, 실제 와이브로에 음성을 실어야만 사업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WiMAX도 궁극적으로 데이터의 한 종류로서 음성을 실을 계획이다. 케이블 사업자를 통해 무선 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와이브로와 KTF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한지붕 아래로 통합된다는 것이 단순히 브랜드 통합 관리 차원이라고 보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다. 와이브로를 밀면 SHOW의 데이터서비스에 타격을 받고 SHOW를 밀면 와이브로사업이 지지부진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런 모양보다는 QOOK , SHOW, Wibro의 세가지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QOOK과 SHOW는 구분이 확실히 되므로 상호시너지가 나겠지만 SHOW와 Wibro는 다른 관점에서 무선 시장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흐름을 보면 대부분의 이동통신사들이 4G 기술로 LTE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iMAX가 먼저 상용화를 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이며 과도한 투자비에 신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Mobile WiMAX라는 Wibro만 봐도 그렇다.

현재 WCDMA에서 LTE로 갈 것으로 보이는 SKT와 KTF의 자세로 봤을 때, Wibro는 이들 양사에서 확산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차라리 SHOW와 Wibro를 구분하여 다른 시장에서 뛰게하여 Wibro의 경쟁력을 찾아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음성시장 역시 기존의 WCMDA와 Wibro를 경쟁시켜 자연스럽게 Wibro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사업단위(Business Unit)에서 두 서비스를 경쟁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브랜드 통합이 우려스러운 것이다.

만일 Wibro가 4G로 이동하면서 LTE에 비해 충분히 매력이 있는 서비스라면 SHOW의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채택하면 그때 통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번 브랜드 통합 결정은 단순 무선 브랜드의 통합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와이브로의 SHOW 브랜드로의 통합이 우려스럽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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