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Intel의 4분기 실적이 미국시간으로 15일 발표된다. 그 전에 지난 7일 발표된 2008년 4분기 실적 예비발표 자료에 따르면 4분기 매출은 82억 달러로 3분기 대비 20%, 전년 대비 23% 하락한 수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하반기에 불어닥친 경제위기 한파로 PC 판매량 감소가 큰 타격을 주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넷북의 인기때문에 Atom 프로세서의 판매량이 실적에는 도움을 주었다.

7일 발표된 자료 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As a result of the year-end market price of Clearwire Corporation stock, Intel will impair the value of its investment, resulting in a non-cash charge to fourth-quarter earnings of approximately $950 million. The company now expects the net gain or loss from equity investments and interest and other to be a loss of between $1.1 billion and $1.2 billion versus a previous expectation of a loss of approximately $50 million.

(원문 : http://www.intc.com/releasedetail.cfm?ReleaseID=357860)

Intel이 투자한(정확하게는 Intel Capital) WiMAX 서비스 제공사인 Clearwire에 대한 부분인데, 연말 Clearwire의 주가 하락을 이유로 약 10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금을 손실처리한다는 것이다.

참고 포스팅
2008/05/08 - [기술 & 트렌드] - WiMAX를 띄워라-new Clearwire의 임무
2008/12/02 - [기술 & 트렌드] - Clearwire의 WiMAX 브랜드는 Clear

즉, Intel이 WiMAX에 투자한 10억 달러 가까운 자금을 손실로 처리하여 회계 장부상으로 털어버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손실은 자산에서 제외하고 회수할 수 없는 투자금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투자로 손실을 봤다는 뜻이다.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Intel은 앞으로 더이상 Clearwire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고, WiMAX 사업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주주들에게 직접적으로 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투자사가 망한 것도 아닌데, 미리 손실처리하고 장부상으로 털어버린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경제위기인 이때에 손실이 날만한 항목을 미리 털어버려서 향후 재무상의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노림수가 들어있을 수도 있다.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해도 Intel은 WiMAX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분명하게 되었다. 정말 우연이라도 잘 되면 보너스 정도로 생각하겠다는 것이지 앞으로 WiMAX에 대한 투자는 없을 것임을 공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Intel 뿐만 아니다. 같이 투자에 참여한 Time Warner도 3억 5천만 달러를 손실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10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한 Comcast 역시 손실 처리할 것으로 알려져서 WiMAX에 대한 투자사들의 입장이 드러났다.

이같이 투자사들이 WiMAX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과 별도로, 단말기 제조사인 Nokia도 WiMAX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을 하나 전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13인치의 타블렛 디바이스인 N810 Internet Tablet WiMAX Edition을 발표 8개월만에 단종시킨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4월에 발표된 Nokia의 유일한 WiMAX 지원 단말기인 N810은 발표 1년도 채 안되서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Sprint(Clearwire)가 WiMAX 서비스 런칭을 늦추면서 10월달 되어서야 시장에서 볼 수 있었던 것도 생산 중단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발티모아 지역에 한정된 서비스로 대량생산의 장점도 없어진 상황이어서 Nokia는 WiMAX 전용 단말기 제조(N810 WiMAX Edtion)를 더이상 하지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기존 N810 생산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Nokia의 이런 입장은 표면적으로는 수요의 문제로 돌려 WiMAX 단말기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결국 WiMAX보다는 LTE쪽으로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4G를 두고 WiMAX와 LTE는 경쟁관계에 있으며, Nokia 진영은 LTE를 지지하고 있다.

Nokia가 WiMAX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달라스의 WiMAX 구축 장비 계약에서도 드러났다. Sprint는 처음에 이 지역의 WiMAX 망은 Nokia Siemens가 구축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삼성전자가 구축계약을 따냈다.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펴본 후에 투자를 해도 늦지않다는 판단이 Nokia 내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을 것이다. N810 WiMAX Edtion도 그렇고, 장비구축도 마찬가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경기침체와 커버리지 확대에 따른 막대한 투자금 등은 WiMAX 사업자인 Clearwire와 Sprint에 큰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서비스 개시 후 생각만큼 늘어나지 않는 가입자수와 한정적인 단말기 등은 WiMAX의 현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요금도 내리고, 음성통화 같은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정용 및 이동용 상품 제공 등으로 WiMAX 가입자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계획대로 가입자는 늘고 있지 않다.

가장 큰 것은 커버리지 문제일 것이다. 이동성이 강조되는 WiMAX이기에 서비스 제공 지역의 확대는 필수적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하면서 저렴한 요금이라면 사용자가 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커버리지의 확대는 곧 대규모 투자라는 딜레마가 숨어있다.

WiMAX와 Wibro는 같은 운명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시작한 Wibro도 지금 미국의 WiMAX 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지역이 한정적이라면 요금이 절대적으로 싸든가 아니면 전국을 커버해야 경쟁 가능성이 있다.

가능성 있는 시장에는 어떤 사업자든 관심을 가진다. 돈이 된다는데 투자하지 않을 투자사가 없고, 제품을 공급하지 않을 사업자는 없을 것이다.

투자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꺼리는 WiMAX는 올해가 최대의 고비가 될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