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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집에 비디오 콘솔 게임기를 사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저 비싼 장난감 하나 갖추는 것에 저항감이 많았기 때문이다. 몇만 원하는 장난감 수준을 넘어서서 기십만 원하는 '게임기'라는 것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TV CF 탓일까? 얼마전부터 아이 엄마가 Wii Fit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가족이 함께 하는 운동게임기라는 개념의 광고가 주는 임팩트가 컸다. 안그래도 가까운 헬스클럽에 회원권을 끊어 다녀볼까 하는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헬스클럽 최대의 문제는 게으름이다. 비싼 돈 내고 헬스가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은 것이 그 문제의 핵심이다. 몇달치 헬스비면 게임기를 살 수 있다는 어쩌면 단순한 계산에서 Wii의 지름신이 우리 가정을 방문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Wii를 살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역시 온라인 마켓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장 저렴했지만, 대부분 필요없는 묶음 상품을 구입해야 하는 단점들이 존재하고, 원하는 날짜에 물건을 받을 수 없다는 불안한 배송에도 문제가 있었다. 어떤 판매처는 지금 구입해도 1월 중순이 되어야 도착한다는 문구를 버젓이 내놓고 판매 중이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대부분 닌텐도가 정한 정가에 판매를 하고 있어서 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누군가에게서 코스트코에서 시중가격보다 싸게 Wii를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토요일 오전에 코스트코를 방문했다.

코스트코에는 본체와 스포츠 패키지(Wii 스포츠와 소프트 스포츠팩)을 묶어서 257,9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본체가 22만원, Wii 스포츠 프로그램이 39,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니 두개만 합쳐도 259,000원이다. 여기에 사실 별 쓸모가 없지만 스포츠팩(검, 야구 방망이, 테니스 라켓, 골프 클럽 용구)이 함께 들어 있으니 가격으로는 싼 편이다.

원래 목적은 Wii Fit을 구입하려던 것이었기에 본체와 스포츠 패키지만 판매하는 코스트코에선 더이상 구입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가까운 전자관의 제품 판매점에 들러서 나머지를 구입했다.

Wii Fit은 98,000원이었고, 본체에 리모콘(위모콘)과 눈차크(보조 리모콘)이 한세트 들어 있기 때문에 추가로 한 세트(리모콘 28,000원, 눈차크 15,000원)를 더 구입했다. 141,000원의 돈이 들었다. 모두 닌텐도에서 정한 정가 그대로였다.

따라서 Wii 구입에 들어간 돈은 398,900원이었다. 거의 40만원에 육박했다. 정가 그대로 구입하면 정확하게 40만원의 비용이 드는 금액이다. (소프트 스포츠 팩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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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i 스포츠 패키지와 Wii Fit 그리고 추가 리모콘 세트)

하얀색 박스에 포장된 Wii 본체 패키지에는 본체박스와 Wii Sports 프로그램과 스포츠팩이 함께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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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확인해 봤지만 소프트 스포츠팩은 거의 쓰지 않을 듯 하다. Wii 스포츠를 하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리모콘의 실리콘 커버를 벗겨내야하고 스트랩도 풀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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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박스에는 본체와 리모콘, 눈차크, 본체 받침대, 전원 어뎁터, AV잭(컴포지트)과 무선 수신기와 수신기 거치대, 설명서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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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서에 따라 무난하게 선들을 연결하고 무선 수신기를 TV 위에 장치했다. 거의 10분 안에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위 TV 화면은 Wii 본체를 켜면 자주 보게 되는 초기화면이다. 몇가지 설정을 끝내면 바로 본체 메뉴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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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를 위해 복싱 경기를 실행했다. 둘째 녀석이 신났다. 재밌다는 소리를 연발한다. 땀을 뻘뻘 흘릴만큼 팔을 휘두르는 것을 보고나니 이제 정말 Wii를 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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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i Fit도 바로 연결해 보았다. 리모콘도 그렇고 Wii Board(Fit을 구입하면 따라오는 저울같이 생긴 콘트롤러)은 본체와 블루투스로 연결하는데 본체와의 싱크는 금방 맞출 수 있었다.

소문으로만 듣던 Wii를 직접 구입하여 체험하게 되었다. Wii는 우리집에선 게임기가 아니라 운동기구로 통한다. 하지만 분명 Wii는 콘솔 게임기로 분류가 되어있다. 단순히 TV CF의 영향이 아니라 게임기 이상의 가치를 전해주고 있다.

주말동안 우리 가족 모두는 Wii Fit의 건강관리를 따라하고 있다. 체중을 재고 필요한 트레이닝을 따라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이것이 과연 게임기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가족 개인별로 Mii라는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고 Wii가 관리를 해준다. 언제 운동을 했는지, 몇분간 했는지 등 데이터를 본체에 저장하고 관리한다. 요가, 근력운동, 밸런스 등 다양한 트레이닝 방법이 제공되고 재미도 있으니 일석이조의 게임기다.

단, 필요할때마다 DVD를 갈아끼우는 것은 좀 귀찮다. Wii Sports와 Wii Fit을 번갈아가며 사용 중인데 그때마다 DVD 타이틀을 갈아끼워야 한다.

또한 리모콘에 들어가는 AA 사이즈의 배터리 수명도 걱정이다. 진동 기능이 들어있다보니 배터리 수명은 짧을 것이 분명하다. 충전기 세트를 판매하고 있지만, 이 또한 번거롭다. 실리콘 커버도 벗겨야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스트랩도 벗겨야 하는데, 먼저 사용해본 사람들은 차라리 별도의 충전지와 충전세트로 배터리 교환하는 것이 낫다고들 한다. 일단 나도 배터리 충전지만 사서 충전을 한다음 교환하는 형태로 사용할 생각이다.  

처음으로 Wii를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다양한 액세서리를 구입하지 말길 권한다. 기본적으로 본체와 추가 리모콘세트(위모콘과 눈차크)를 구입하면 2인용 게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중에 필요한 것들을 사면 된다.

Wii Sports와 Wii Fit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버추얼콘솔 게임기처럼 다양한 타이틀이 있다. 물론 가격이 만만치 않다. 3~4만원선이다. 마치 컬러 잉크젯을 싸게 사고 잉크값에 놀라던 것에 비유될만큼 타이틀들이 다 비싸다. 타이틀 6개면 본체를 살 수 있을 금액이다. -,.-

당연한 이야기지만, 본체를 구입하고 타이틀 한가지는 구입해야 게임이 가능하다. 우선 첫타이틀로 Wii Sports를 권하고 싶다. 나중에 필요하다면 Wii Fit 세트도 괜찮다. TV에 나오는 것처럼 98,000원 짜리 Wii Fit은 Wii Board와 DVD 타이틀이 함께 제공된다. 간단하게 본체와 연결이 된다.

리모콘 충전기세트나 본체 받침대, 리모콘 커버 같은 것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필요에 따라 추가 구입하면 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집의 TV가 LCD 또는 PDP라면 기본 제공되는 컴포지트(노란색 영상, 빨간색, 흰색의 스테레오) 케이블 대신 5선의 영상/음성이 지원되는 Wii용 컴포넌트 케이블을 구매하는 것이 더 나은 화질을 보장한다.

Wii 본체는 Wi-Fi를 기본 지원하기 때문에 집에 AP(무선 공유기)가 있다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인터넷 연결이 되면 Wii를 통해 닌텐도의 다양한 버추얼콘솔 게임 구입이 가능하다.

버추얼 콘솔 게임 : http://www.nintendo.co.kr/Wii/wii/vconsol.php

마리오카트, 슈퍼마리오, 동킹콩, 제비우스, 갤러그 같은 오락실 게임을 개당 4,000원에서 8,000원 사이에 바로 구입할 수 있다. 아직 게임 종류는 많지 않지만 인터넷을 연결하면 Wii를 좀 더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 고전 게임을 하려면 클래식 조이스틱을 구매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닌텐도 홈페이지를 통해 1만원을 충전해서 슈퍼마리오 게임 하나와 제비우스를 구입했다. 게임을 해보니 예전 오락실 기분을 느낄 수 있었는데, 역시 게임을 하려면 클래식 컨트롤러(조이스틱)이 필요할듯 하다.

향후 Wii를 통해 비디오 전송 서비스도 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는데, 집에 무선 공유기가 있다면 반드시 연결해서 Wii Store를 사용해보길 권한다. 국내엔 아직 Wii 전용 온라인 구매용 게임이 없는데, 앞으로 기대된다.

또한 Wii본체마다 고유의 번호가 주어지기 때문에 온라인에 같은 Wii 사용자들끼리 연결도 가능하다. 마치 시리얼번호 같이 외우기는 힘든 번호지만, 떨어진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기능은 비록 약하지만 SNS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40만원의 비용이 든다면 분명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가족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으며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물론 얼마나 오랫동안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틀을 사용해보니 괜찮은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임기를 어린이나 청소년들만 가지고 노는 디지털 장난감 정도에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으며, 건강까지 돌볼 수 있는 개념으로 발전시킨 닌텐도의 발상의 전환이 돗보이는 제품이다. 사람들이 왜 열광하는지 이제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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