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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칩 메이커 Qualcomm의 경쟁상대가 PC 칩 메이커 Intel과 소프트웨어 자이언트 Microsoft가 될 전망이다.

Qualcomm은 지난 12일 뉴욕에서 애널리스트들과의 미팅에서 자사의 Brew 기반 PC 컴퓨팅 제품인 'Kayak'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렸다. 이 제품은 대만 Inventec에서 제조할 것이며, 내년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소개될 것이라고 한다. 이 지역에서 CMDA2000, WCDMA(UMTS) 등 네트워크와 함께 연동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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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ak, 출처 : zdnet 블로그)

Kayak은 3G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하는 네트워크 디바이스이다. PC처럼 동작하지만 핵심 어플리케이션은 기기에 직접 탑재하지 않고, 3G 네트워크를 통해 불러 사용하는 일종의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한다. 마치 최근 유행인 스마트폰의 PC버전같은 느낌이다. 전화기능을 제외한 3G 데이터 전용 기기로 봐야할 것 같다.

이를 위해 Kayak은 Opera 브라우저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 기기는 PC처럼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필요로 한다. TV로의 출력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뮤직플레이어나 게임콘솔 기능이 부가되는 형태로 제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제품의 소비자 가격은 399 달러이며, 이통사의 보조금 지급전 가격이다. 따라서 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제품은 일반적으로 PC보급율이 높은 선진국보다는 PC가 없는 개도국 위주 판매를 목표한다고 밝히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먼저 선을 보이는 것도 그렇고, 저가의 컴퓨팅이 가능한 제품이라는 점과 직접적으로 PC 칩 메이커 Intel과의 경쟁이 비교적 느슨한 시장, 3G 네트워크가 급속히 보급 중인 지역이라는 점이 신흥시장을 목표로 한 이유로 보인다.

물론 Intel은 Atom이라는 모바일 프로세서의 넷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여전히 신흥시장에서는 고가의 제품이다. 또한 넷북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유무선 네트워크가 지원되지 않으면 제품의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

Kayak은 마치 이통사가 판매하는 휴대폰처럼 3G 네트워크 기반의 컴퓨팅 장비로 판매될 것이다. 이미 3G 네트워크와 함께 판매된다는 점이 Intel과 다른 전략이다. Intel이 250 달러 내외의 초저가 PC에 탑재될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는 것도 이들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 때문이다.

Qualcomm이 이처럼 PC 컴퓨팅 시장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점점 수익이 떨어지는 모바일 폰 및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의 활력소를 찾고, 아직 미개척지인 신흥시장의 주도권을 PC가 아닌 모바일 기기기반으로 다지기 위해서이다.

Kayak과 함께 자사의 Snapdragon 칩셋을 Intel의 Atom 프로세서에 버금가도록 개발하여 컴퓨팅 능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3G 이동통신 기반에서 작동하도록 개발하여 경쟁우위에 서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지난 13일 목요일 Qualcomm은 단일 칩 기반의 Dual CPU Snapdragon 칩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대 1.5GHz의 동작속도와 1080p의 HD급 영상, WSXGA(1440 x 900)의 해상도를 가지는 막강한 프로세서이다. 결국 이 칩은 더이상 휴대폰에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향후 새로운 Kayak 버전에 실릴 것으로 알려졌다.

Snapdragon은 ARM 기반의 프로세서로 1GHz의 속도에 Bluetooth, Wi-Fi, GPS, 720P의 해상도 지원, 뛰어난 3D 구현능력, 1,200만 화소 카메라 지원, 다양한 오디오 및 비디오 코덱 지원 등으로 이 칩은 Qualcomm의 차세대 성장동력 중의 하나이다.

현재 Kayak은 Qualcomm의 듀얼 코어 Mobile Station Modem(일명 MSM 시리즈)인 MSM-7xxx 시리즈가 탑재되어 자사의 운영체제인 Brew로 동작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SM 7000시리즈의 컴퓨팅 파워는 펜티엄3 급에 맞먹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Android기반의 G1폰도 같은 칩셋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3G 네트워크와 비슷한 Mobile TV 네트워크인 MediaFLO를 구축하는데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는 Qualcomm은 Kayak을 MediaFLO 활성화에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즉, 이 기기에 Mobile TV 기능을 싣고 이를 통해 열세에 놓여있는 Mobile TV 표준을 띄우겠다는 전략도 함께 숨어있다. 현재 MediaFLO는 미국, 대만, 일본 등에서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Snapdragon은 MediaFLO 뿐만 아니라 DVB-H와 ISDB-T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유독 우리의 T-DMB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Kayak은 단순히 PC처럼 구동하는 기기로서의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자체적으로 응용 어플리케이션을 싣지 않는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진입도 선언한 것이다.

이는 직접적으로 Microsoft와의 경쟁을 의미한다. MS의 제품(운영체제, 오피스 프로그램 등)을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신흥시장에서는 큰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MS 역시 이미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진출했다.

컴퓨팅, 웹서비스, 게임, 엔터테인먼트, Mobile TV 등의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기기를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Kayak이다. Intel Atom과 함께 눈여겨 보아야할 Qualcomm의 야심작이다.

Qualcomm은 Kayak을 통해 더이상 모바일 폰 칩 메이커가 아닌 컴퓨팅 칩 메이커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사업자라는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Qualcomm은 Kayak을 PC alternative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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