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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 430만명의 가입자로 42.5%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mobilkom austria(Telekom Austria 그룹의 자회사)가 자사의 3G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VoIP 어플리케이션을 허용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사실이 지난주 22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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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ilkom austria와 파트너쉽을 맺은 업체는 모바일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 fring으로 유명한 fringland LTD. 이다. fring은 iPhone이나 Nokia N60 시리즈와 일부 삼성휴대폰에 설치가 가능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Skype나 MSN 메신저, ICQ, AIM, Yahoo 메신저 등 유명한 IM 어플리케이션이 포함되어 있어 모바일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fring 서비스들은 모바일 단말기가 Wi-Fi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었는데, mobilkom이 Wi-Fi 네트워크가 아닌 자사의 'A1'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3G 이동통신망을 통해 정식으로 fring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일명 'A1 over IP'라고 불리는 이번 파트너쉽은 mobilkom austria 가입자들의 일부 휴대폰에 fring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거나 이미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fing이 제공하는 다양한 VoIP 및 IM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이번 파트너쉽의 핵심이다.

즉, VoIP 게이트웨이를 통한 인터넷과 3G망의 연결이 아니라, 3G망 위에서 하나의 프로토콜로서 VoIP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동통신망은 그저 무선인프라로만 제공되는 VoIPo3G 형태가 되는 것이다.

기존에는 이통사들은 그들의 음성통화 시장을 갉아먹는 mobile VoIP 즉, VoIPo3G(VoIP over 3G)를 허용하지 않았다. 만일 이를 허용한다면 이동통신네트워크를 통해 음성네트워크가 아닌 데이터네트워크상에서 VoIP를 사용하여 저렴한 통화료 또는 거의 무료(정액제 데이터요금)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이동통신사들이 반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mobilkom austria는 자사의 3G 네트워크인 A1위에서 fring의 VoIP서비스(fring 유저 또는 SIP 전화)뿐만 아니라 IM 서비스(문자 및 음성채팅)를 가능하도록 지원하게 되었다.
 
사용자는 음성통화료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이용료를 지불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통사입장에서는 음성통화보다 데이터매출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과감하게 음성통화매출을 잃더라도 데이터매출을 올리겠다는 결정이다.

다만, 이럴 경우 가입자가 음성통화 비용에 비해 비싼 데이터요금으로 VoIP 음성통화는 하지않을 것이다. 따라서 정액제 데이터요금제에 가입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일 것이다. 즉, fring 서비스를 미끼로 데이터요금제 가입자로 전환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제휴가 돗보이는 것은 mobile VoIP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표시하던 이통사에 변화의 기미가 보인다는 사실이다. Wi-Fi를 통해 이미 mVoIP를 지원하는 시대이기에 자사의 이동통신네트워크 지원에 인색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 비추어 보더라도 Wibro에 VoIP를 지원하는 문제를 두고 이견들이 있었으나 결국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났다. 만일 이를 지원하면 음성통화 시장에 큰 이변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KCT 역시 통화권의 전국 커버리지를 목표로 Wibro의 VoIP 지원을 요구했었다.

이번 파트너쉽이 당장의 큰 이슈는 없을 것이지만, 이동통신사가 바라보는 데이터통신의 매출에 대한 염원을 읽을 수 있었다.

무선네트워크의 음영지역해소가 상당부분 해소된다면 굳이 이동통신네트워크를 이용하지 않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현재 상태에서 전국 어디에서나 통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이통사의 기지국을 통해 전파가 도달하기 때문인데, 다른 방식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면 음성통화 이슈는 문제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현재 이동통신사는 인프라사업자이다. 폐쇄된 인프라(무선이동통신망)를 통해 음성통화를 기반으로 데이터통신매출을 올리려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는데, 언제까지나 폐쇄적인 인프라를 주장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이들이 가진 인프라에 위협적인 존재이다. 어제 포스팅에서도 밝혔지만, 3G를 넘어 4G로 가더라도 충분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기술의 진보가 그들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이제 서서히 음성통화매출에 대한 미련을 버릴 때가 된 것 같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유선전화 공룡 KT를 보면 알 수 있다. 기술의 발전속도를 습관(유선전화)으로 막아보려 하지만, 결국 다른 곳(VoIP사업)에서 구멍이 나고 있으며, 곧 큰 물고가 트일 것이다. 이미 그때는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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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ng으로서는 이번 파트너쉽이 큰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서비스로 mobilkom austria의 실적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mobile VoIP 또는 mobile IM 시장을 이끄는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 두 회사의 제휴는 SKT의 3G망을 이용해서 LG데이콤의 070 전화를 사용한다는 상상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동통신업계의 금기사항을 깨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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