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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꾸미면서 재미를 얻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아무래도 남들이 내 블로그에 찾아온다는 사실에서 가장 큰 흥미와 재미를 느낄 것이다.

메타블로그의 유행과 포털들이 블로그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콘텐츠 생산기지로 블로그를 바라보면서 많은 이들이 블로그를 개설하고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로, 때로는 당시 관심이 몰리는 이슈를 가지고 많은 포스팅들이 쏟아지고, 이를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고 또 반응하게 되면서 매체들이 이런 소통의 도구로서 블로그를 바라보게 되었다.

뉴스라는 정형화된 포맷의 시스템과 달리 블로그는 조직을 벗어나(때로는 조직적으로)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해 주기 때문에 재밌는 이야기의 샘이 되어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처음 시작하는 블로거들이 블로깅에 재미를 느낄 때는, 자신의 블로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들이 반응(댓들 또는 트랙백)하기 때문이다.

리퍼러를 살펴보는 것이 큰 재미가 되고, 메타블로그나 블로그뉴스 등에서 찾아오는 방문자를 보고 있으면 흐뭇하기도 하고 또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게 만든다. 물론 더 관심을 끌만한 소재를 찾으려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관심과 흥미는 자칫하면 일상생활의 리듬을 깨뜨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방문자들의 반응에 재미를 들이기 시작하면 자신의 하루 중 다수의 시간이 블로깅 시간으로 채워질 것이다.

신중하게 포스팅을 하는 것은 어떤 일보다 집중력을 요하게 된다. 많은 생각과 표현방법들 그리고 다양한 정보를 찾아서 포스팅하기 때문에 포스팅 하나로 한두시간이 훌쩍 지나는 것은 예사이다.

물론 포스팅이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업무와 관련되어 있는 정보수집과 업무역량을 높이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의 포스팅과 블로그를 향한 열정은 부담이 될 것이다.

그래서, 많은 포스팅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은 주로 학생이나 주부, 분야 전문가 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내가 설정한 제목은 나를 포함한 (나와 비슷한 처지나 고민을 가진) 블로거들이 고민해야할 문제이다.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는 자신의 블로그를 방치하는 것도 고역스럽겠지만, 너무 블로그에 빠지면 분명 잃는 것이 생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혹시 근무시간 중에 포스팅하는 시간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닌지, 중요한 업무를 팽개쳐두고 포스팅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닌지, 리퍼러 관찰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애드센스 클릭수에 목매달지 않는지 등등 찬찬히 자신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근무지에서 포스팅을 자제하고 집에 돌아가서 열심히 블로그에 빠지라는 소리도 못하겠다. 자신 주변에는 가족이나 연인, 돌봐야 될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종종, 부인(혹은 남편)때문에 블로깅을 줄이거나 그만두겠다는 블로거들을 몇몇 봤다. 블로그에 재미를 붙인 사람일수록 그런 확율은 높아져 간다.

블로거가 직업이 아닌 이상, 주변 사람들은 그(그녀)의 블로깅을 취미생활로 볼 것인데, 블로거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반응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 특히 시간할당이 많을 것이다.

아내보다 블로그를 더 많이 생각하거나, 가족보다 블로그를 더 관심가진다면 당연히 소외된 그들은 당신에게 신호를 보낼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과하면 정도에 미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지나친 블로그에 대한 관심은 중독(Addictive)이 되기 쉽다는 것과도 일치한다.

브라우저 초기 페이지가 자신의 블로그 또는 애드센스 계정 페이지, 올블로그나 블로거뉴스라면 한번 자신을 되돌아 보기 바란다.

명예를 얻으면 명예를 좇으려 하는 마음도 커지기 마련이다. 자신의 포스팅이 알려지고 명성이 높아진다면 더욱 더 큰 명성을 얻으려 할 것이다. 그것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라서 자연스러운 일인데, 문제는 그런 과정속에서 잃는 것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주변에서 중요한 무언가(사람 또는 일)를 잃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남들이 자신의 글에 어떻게 반응하고 남들이 좋아하는 글만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운영한다면 어느순간 많은 것을 잃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갖고 있던 순수한 생각도 잃을 수 있고, 스스로가 자신의 정체성을 흔들 수도 있으며, 글 속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포스팅을 하면서 정말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남을 '의식'하는 것이다.

꾸준하게 운영해야 하지만, 너무 빠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너무 남을 의식하여 블로그를 운영하면, 어느순간부터 자신은 사라지게 된다. 차라리 자신이 매진하는 분야의 전문가로서 전업 블로깅(Professional Business Blogger)을 하는 것이 낫다. 물론 그런 여건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말이다.

지금 블로깅때문에 뭔가를 잃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고 있는가?

요즘 심각하게 고민하던 주제를 너무나 짧게 결론 내려본 포스팅이었다. 원래 가벼운 이슈를 내가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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