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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 모바일인터넷, 아직은 ‘빛좋은 개살구’

전자신문 지면에는 [모바일 인터넷 "아직은..."]이라고 다소 얌전하게 표현했지만, 모바일인터넷은 빛좋은 개살구 수준도 아니고, 소비자를 유혹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본다.

누차 강조하는 것이지만, 모바일인터넷(이동통신망을 이용한 무선인터넷)은 사업자가 한가지만 버리면 열릴 수 있는 시장이다. 그 한가지는 바로 '돈욕심'이다.

어떤 사업이든 이익을 바라지 않고 진행하는 사업은 없겠지만, 유독 이동통신사업은 예전에 돈 맛을 느껴봐서 그런지 도통 가격에 대해서는 막무가내다.

이용요금은 대부분 투자 대비 회수 비용을 따져봤을 때 책정되는 것이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그것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이 있고, 상품이 팔릴 때 하는 얘기다.

세상이 모두 모바일로 간다고 생각을 하면, 이동통신망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실제는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고정식이지만 이동 기기들에게 무선인터넷을 지원하는 서비스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Wibro며, 하다못해 802.11b/g의 핫스팟 역시 모바일 무선인터넷을 지원해 주는 서비스이다.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하고 싶어하는 욕구보다는 더 정확하게 집과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인터넷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걸으면서 인터넷을 하는 것과 야외의 어느 장소에서 인터넷을 하는 것 어느것이 정확하게 맞을까? 나는 후자라고 본다. 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실제 움직이는 버스나 자가용 등에서 사용가능할지는 몰라도 소비자들은 대부분 고정된 자리에서 이용하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엄밀히 말해서 어느 곳에서나 연결이 가능한 이동통신망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을 연결하고 싶은 지역에 무선인터넷만 지원되면 그만이다. 아니면, 무선인터넷이 지원되는 지역(zone)으로 이동하여 사용하면 된다.

그걸 굳이 비싼 돈을 치르면서 작은 핸드폰 LCD창을 통해, 입력이 어려운 휴대폰 자판으로 인터넷을 하겠다면, 난 오히려 그런 이용자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동통신회사는 바로 위에 언급한 그런 소비자를 찾고 있다. 어느 곳에서나 비싼 돈을 들여서 인터넷을 하고자 하는 일부 소수의 고객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의 주머니는 열기 쉽지 않다.

이미 집에서는 월 3만원을 전후한 유선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월 최소 몇만원 하는 휴대폰 이용요금을 지불하고 있으며, 집엔 유선 전화 요금에 가끔씩 추가되는 이동통신 데이터 이용료에 통신의 댓가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런데, 무엇이 답답하다고 0.5 KB(패킷, 킬로바이트)에 1.5원씩을 내면서 인터넷에 접속하려고 할 것인가? 1KB에 3원씩이고 100KB면 300원이다. SK Telecom의 Tworld의 초기 화면 사이즈는 2KB이다. 첫페이지 접속료가 이미 6원인 셈이다. 이미지가 들어간 몇 페이지만 넘어가면 100KB는 금방이다.

보통 PC방 이용요금이 평균잡아 1시간에 천원꼴인데,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요금은 이미지가 조금만 들어 있는 사이트에 접속하면 10분안에도 1천원을 금방 넘긴다.

이런 요금을 감당하면서 무선인터넷을 할 소비자를 찾는다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발상일까?

사정이 이렇다보니, 열심히 쓰는 사용자에게 결과적으로 바가지 요금으로 돌아가는 수 밖에는 없고, 세상 물정 잘 모르는 어린 학생들만 엄청난 요금으로 한 가정 또는 한 학생의 멍에가 되어 돌아간다.

우리보다 잘 사는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전체 무선인터넷 사용자의 13%만이 휴대전화를 통해 인터넷 접속을 한다고 기사에 나와있다. 비싼 iPhone이 저토록 인기를 끌며 판매되는 이면에는 무선인터넷 정액제가 뒤에서 든든히 받치고 있다고 주장한 바가 있다.

아무리 현란한 기능으로 소비자를 유혹해도 비싸다고 느끼는 요금을 내면서까지 서비스를 사용할만큼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넉넉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하나같이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음지만을 지향하고 있다. 소위 콘텐츠 서비스(CP)들을 잘 살펴보면 일부 엔터테인먼트 외에 대부분 성인물 위주다. 휴대폰 무선인터넷을 끌고 있는 콘텐츠는 고작 그런 것 뿐이다.

이동통신 무선인터넷 사용자를 늘이는 방법은 이용 요금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 외엔 없다. 비용 대비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무선인터넷 제공은 소비자가 외면한다.

SKT가 하나로를 인수한다면, 유무선 통합 상품을 내놓길 기대한다. 반대로 KT 역시 KTF와 연계하여 유무선 통합 상품이 나오길 간절히 기대한다. 더 나아가서 경쟁사끼리의 통합 상품도 나온다면 더더욱 좋겠다.

유선과 달리 무선인터넷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면 유선에 비해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인프라를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하고 무선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유료화 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소비자를 자사의 이익에 끼워 맞추는 것보다,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자사의 서비스를 맞추면 머지않아 수익은 발생하게 되어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미 유선인터넷을 통해 밝혀진 사례를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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