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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주변의 아무나에게 물어보면, 아마도 '연쇄 살인 사건'을 이야기 하지 않을까? 동탄 신도시를 이야기 하거나, 제부도를 이야기 하는 사람보다 '연쇄 살인 사건'을 떠올리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자, 그럼 대구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일까? '사과, 섬유, 더위...' 등이 있다. 물론 상인동 가스 폭발, 지하철 방화참사사고 등의 대형 사고를 기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구가 유독 사건사고가 많이 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다.

예전에 네티즌들이 재미삼아 대도시들의 별명을 만들어 회자가 되었던 적이 있다.  무분별한 개발을 꼬집는 '씸시티 서울', 거대 폭력조직이 많다는 '갱즈오브 부산', 5.18 민주화운동 때문에 붙여진 '라쿤광주', 엽기적인 범죄가 자주 발생한다는 '마계인천' 등이 있다.

별명이라는 것이 '재미'라는 관점에서 출발했다는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아는 사실이다. 실제 도시명과 그 도시가 연상되는 영화나 게임, 속어 등을 붙여 우스갯 소리로 억지로 붙여 만든 말장난일 뿐이다.

오늘 포털에 실린 뉴스를 보다가 잠시 의아한 뉴스를 하나 접했다.

[연합뉴스] 지역비하 '고담 大邱' 별명 없어질까

고담이라는 영화속 지명을 아는 사람은 젊은층이다. 그것도 배트맨이라는 영화의 배경 도시이며, 실제 모델은 미국의 뉴욕이다. 많은 범죄와 사건 사고 등이 일어나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진 '가상속의 도시'를 말한다.

대구시가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통해 '고담대구'라는 용어 등으로 지역을 비하하거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댓글이나 블로그 등의 글을 삭제해 달라고 신청했으며,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각 포털 사이트에 구두로 삭제요청을 했다고 대구시로 알려왔다고 한다.

대구시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시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방법으로 네티즌들의 글을 삭제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선거철을 앞두고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일부 소수의 자극적인 네티즌들이 있긴 하지만 '고담대구'라는 용어의 사용이 그렇게 심각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글이나 표현에 대한 단속은 특성상 쉽게 근절되기 어려운 사안이다. 지역감정이나 도시를 비하하기 위한 글이나 표현은 얼마든 다양하다. 그리고, 그것을 일일히 삭제를 할 수도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별명을 자연스럽게 잊혀지게(인터넷에서 삭제가 아닌) 하려는 노력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 별명은 시작이 아니라 결과에 가깝다. 뉴스에도 나와 있듯이 범죄율 역시 대구가 다른 대도시에 비해서는 낮다. 마찬가지로 좋은 일을 더 홍보하는 자세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냥 우스갯 소리는 웃으라고 만든 소리지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고담대구라고 부른다고 대구가 범죄의 온상이라거나 무서운 도시라는 이미지로 바라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뉴스의 재료로 나와서 '고담대구'라는 말을 모르던 사람까지 더 잘 알게된 계기가 된듯하다. 더 다른 생산적인 일에 대구시가 나섰으면 좋겠다. 해야할 일은 정말 많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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