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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차세대 모바일 TV 표준으로 노키아의 DVB-H를 지지한다는 발표를 하고나서, 어제 영국 Virgin Mobile이 지난 2006년 10월부터 방송해오던 한국형 T-DMB 방송을 2008년 1월 말이나 2월초에 중단한다는 발표를 했다.

Virgin Mobile의 모바일 TV 서비스는 한국형 T-DMB가 해외에서 구현된 최초의 사례였다.

현재 모바일 TV 관련 표준은 국제전쟁에 돌입했다.

가장 빠르게 모바일 TV 서비스를 시작한 우리나라의 T-DMB, 유럽과 아시아 일부, 미국 일부 등에서 표준으로 채택하거나 테스트 중인 DVB-H, 그리고 일본에서 상용화된 ISDB-T(원세그), 그리고 최근에 표준채택을 드라이브하고 있는 미국 퀄컴의 MediaFLO까지 현재 전세계적으로 모바일 TV 표준은 4개의 표준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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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lickr)

유럽연합 진행위원회가 지지를 표명한 DVB-H는 과거 GSM이 CDMA 진영을 누른 것과 비교될만큼 이번에도 세계표준이 될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그에 따른 첫 반응이 영국 Virgin Mobile의 T-DMB 포기 선언이다.

T-DMB 기술은 Eureka-147이라는 유럽 디지털 라디오 방송 기술에서 나온 방송기술이며, 우리나라가 이를 응용하여 만든 국제표준의 모바일 TV 방송이다. 우리 T-DMB는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최근에 인도네시아까지 우리나라외에도 몇개의 나라에서 시험방송을 하고 있다. 넓은 커버리지와 DAB(디지털 오디오 방송)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채택을 고려하는 나라들이 있다. 하지만, DVB-H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고 있어서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세계 최대의 핸드폰 사용자들 가진 중국도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의 T-DMB와 비슷한 CMMB(China Mobile Multimedia Broadcasting)이라는 독자적인 표준을 발표했다. 특히 로열티를 외부로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내세워 자국내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Virgin Mobile의 T-DMB 포기선언은 여러가지 이유를 가지고 있는데, 거의 10개월 동안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소비자의 냉담한 반응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공개적으로 가입자 숫자를 밝히기를 거부했지만, 상당히 적은 숫자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T-DMB를 지원하는 다양한 단말기의 부재 역시 한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DVB-H 지원천명으로 T-DMB 중단 선언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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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B-H Service on Nokia Phone, 출처 : Flickr)

이번주초엔 미국 뉴욕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Crown Castle은 DVB-H기반의 모바일 TV 서비스인 Modeo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는 AT&T와 Verizon이 퀄컴의 MediaFLO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DMB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국내 서비스는 안정화되어 가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DVB-H가 서서히 입지를 굳히고 있고, 미국에서조차 후발주자인 퀄컴의 MediaFLO가 점점 기세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ISDB-T는 남미지역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상태이다.

우리 T-DMB는 DVB-H의 영향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타겟으로 보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가 나서서 이를 지원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사실상 표준인 DVB-H의 위세속에 T-DMB의 장점을 소개하며 보급을 장려하고 있다.

모바일 TV 시장은 T-DMB가 가장 활발하며, 다음으로 일본의 ISDB-T가 비교적 활발하다. 그리고 기술 채택기간이 오래 걸리는 유럽 표준인 DVB-H가 그 뒤를 따르고 있으며, 미국의 MediaFLO는 선발주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전력질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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