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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승의 날 아침, 경북 구미는 청천벽력같은 뉴스를 접하고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협력업체들이 있는 구미와 대구 등의 업체들 역시 기사의 진위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돌아갔다.

[inews24]
삼성전자, 구미 휴대폰 생산기지 해외로 이전

삼성전자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구미공장 외에 중국 텐진(천진)공장과 3분기부터 가동될 후이저우(혜주)공장, 인도의 뉴델리공장에 이어 베트남에 연간 1억대를 생산할 수 있는 휴대폰 생산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가 연간 생산하는 휴대폰은 약 1억 2천만대이며, 이 중 8천만대를 구미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고, 나머지 4천만대 가량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이 저가시장으로 혼탁한 가격 싸움이 되고 있다는 것은 불과 얼마전부터의 이야기인데, 삼성전자도 고가의 브랜드 전략에서 저가폰 생산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저가 휴대폰을 만들려면 저렴한 인건비와 생산기지의 관리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다.

베트남에 단일규모로 가장 큰 연간 1억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보다는 수출에 주력하는 핸드폰의 생산을 맡기겠다는 것인데, 이는 저가폰의 경쟁력인 생산비 절감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중국보다 인건비가 싸고, 젊은층이 두터우며, 교육열이 높아 고급의 인재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인도에 이어 인적자원을 이용한 아웃소싱 국가로서 베트남을 다시 보는 국가가 많다. 또한 베트남 정부의 경제개방정책 역시 대형산업의 유치에 대단히 적극적이다.

정보통신총괄 최지성 사장이 애니콜호의 선장이 되면서 삼성 휴대폰의 저가시장 진출은 예상되었다. 올초부터 이러한 기류는 이곳저곳에서 감지가 되고 있었다. 전임 이기태 사장이 기술력과 고급 브랜드 전략을 펼쳤다면, 최지성 사장은 디자인과 저가시장 공략을 내세웠다.

이미 작년부터 협력사들의 외주 프로젝트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어서, 더 강한 구조조정 신호탄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아예 생산기지를 옮길 수 있다는 기사는 협력업체들에게는 큰 충격이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삼성전자와 LG 필립스 LCD(LPL)가 산업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었던 구미는 작년 LPL의 파주 공장 설립으로 큰 충격에 빠졌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기지 이전건은 더한 충격을 안겨줄 분위기다.

구미 삼성전자는 작년에 19조원의 매출을 올려 구미공단 전체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했기 때문에 그 충격이 작을 수가 없다.

오후가 되자 속속 구미를 안심시키려는 듯한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일신문]
삼성전자,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구미 '충격'
 

이에 대해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측은 15일 "구미공장의 규모를 줄여서 해외 이전을 하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구미사업장의 심원환 상무는 "구미사업장은 고가폰 생산 중심인데, 고가폰 시장 규모는 한계가 있어 10만 원대 이하의 저가폰 생산으로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심 상무는 특히 "이런 전략들과 상관없이 구미사업장의 신규 사원 충원, 투자는 변함없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2천900여억 원을 들여 구미기술센터 건립에 착수했으며, 인력도 올 들어 생산직 사원을 800여 명 신규 채용한 데 이어 200~300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출처 : 매일신문 기사 중 일부 발췌)

외부적인 요인과 실제 상황으로만 봐서는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설립건은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조선일보 기사는 너무 침소봉대를 한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구미나 대구 경북쪽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해외이전이라고 하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파장이 클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과 경쟁을 위해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것은 기업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지금은 어느 산업분야든 안정적인 것은 없다. 빠르게 변신할 수 있는 것만 살아남는다.

이제까지 구미와 대구에 있는 협력업체들, 그리고 지방정부는 휴대폰 다음 성장 산업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까지 연마한 모바일 산업에 대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하나의 시련으로 생각하고 매진해야 한다.

지금부터는 누가 변화에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그 승자와 패자가 빠르게 판가름날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가 지방정부와 지역 협력업체들에게 도약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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