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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했다는 이야기를 들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DVD로 나왔다면, 흥행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뭐, 당연한 이야기 아니냐고 하겠지만, 맞다, 당연한 얘기다.

개봉한지 좀 됐는데, 왜 아직 DVD 안나오지? 이러면 아직도 어딘가엔 이 영화를 걸고 있는 극장이 있다는 거다.

개봉했는데 한달도 안되서 DVD로 나오는 영화가 있고, 6개월이 넘었는데 DVD로 안나오는 영화가 있다.

이렇게 물어볼까? DVD가 왜 실패할까?
지금처럼 구태의연하게 운영하니까 사람들이 안보는거다. DVD로 나왔을 때 이미 많은 형태(DivX)로 파일이 나와있다. 물론 DVD 출시와 DivX 파일은 관계가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내가 만일 영화의 배급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다면 이렇게 할꺼다.

영화 개봉을 DVD와 동시에 하겠다. 또 파일 다운로드 서비스도 같은 날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영화 보는데 최소한 5천원 이상을 줘야 할꺼다. 여러가지 할인 조건을 따지면 5천원이면 싸게 본거고 그래도 6천원이면 정상이고 7천원이면 좀 비싸다 생각하니까...

근데, 개봉 영화를 내 PC에서 5천원에 본다면 난 다운로드 받아서 본다. 단지 그 파일이 하루 정도만 저장이 되고, 복사가 되지 않는다면 난 개봉 영화를 5천원에 기꺼이 볼 것이다. 극장에 잘 가지 않는, 아니 못가는 사람들이 볼 것이다. 극장에서 보고 싶은 사람이 있고, 어떤 이유로 극장을 찾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내 PC로 내가 내는 초고속망 인터넷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개봉 영화를 집에서 편하게 하루의 시간을 주고 몇번이라도 볼 수 있게 해 준다면 난 기꺼이 5천원을 낼 수 있다. 아니 7천원도 낼 준비가 되어 있다.

개봉된지 몇 달이 지난 DVD 영화를 2만원 내고 다운로드 받아 보라고 하면 받아볼 생각이 나겠나? 사람들은 그만큼 어리석지 않다.

우선 1천원에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 와레즈를 뒤지고, P2P를 뒤진다. 웹하드를 뒤지고, 주변의 친구들에게 수소문 한다. 그나마 공짜는 그래도 찾을 수 있는 네티즌은 소수일 뿐이다.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가 돈벌이가 예상보다 낮다고들 이야기 한다. 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막연히 또 다른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고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취향이 변했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돈을 뜯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시작한 일이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는 간단한 사안이다.

영화를 왜 극장에서 보는지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

바로 희소성 때문이다. 영화를 개봉과 동시에 봐야 그 내용을 알 수 있다는 희소성이다. 그런 희소성이 극장에서만 공개가 가능하다고 믿으면 너무 아둔한 생각이 아닐까?

패러다임이 바뀔 시기이다. 영화 배급사는 본질을 잊고 있다.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보여지는 것에 목적이 있지,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당위성이 없다. 극장만큼 좋은 시설의 장비를 갖춘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다.

극장의 이익을 줘야한다는 의무감은 이해한다. 그들과 동반 성장해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만 생각했지 정작 소비자는 생각하지 않았다. 극장에 먼저 우선권을 준다고 극장에 발 들이지 않는 관객을 극장으로 모을 수 있을까?

발상의 전환은 바로 이런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더 많은 다수의 극장을 찾지 않는 관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개봉과 동시에 DVD를 만들고 대여비용을 극장에 버금가게 받고, 다운로드 역시 극장 상영비만큼 받는 것이다. 극장에 가지 않고 DVD를 보거나 집에서 다운로드만 받을거라고? 그러면 어떤가? 돈을 버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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