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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많은 KT 초고속망 사용자들에게 위와 같은 안내 우편물이 날아들었을 것이다. 3년을 넘게 사용했지만, 요금 고지서 외에 처음으로 날아든 메가패스 관련 우편물이었다.

뜬금없이 '웹인증 접속체계 서비스 개편'이라니...

웹인증 접속체계라는 이해가 안되는 용어를 써가며 KT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웹인증 접속체계라는 용어는 이미 '신인증 접속체계'라는 용어로 이미 2004년부터 KT에서 진행해 오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사용패턴 파악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의 설명이 2004년 10월 17일 inews24에 의해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기사 : [inews24]메가패스 '신인증체계', 인터넷종량제 수순?

기사 내용에 따르면 신인증(웹인증) 접속체계 서비스라는 것은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패턴을 파악하기 위한 것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용자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크린아이(플랜티넷 제공)'를 무상 1개월 제공하며, '타임코디'라는 다소 생소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되어 있다. 지금 날아온 안내문과 동일하다.

유해차단 솔루션은 일반적으로 무슨 서비스인지 알 수 있는 것이고, 그럼 타임코디라는 서비스는 무엇일까? 타임코디는 그대로 해석해 보면 시간을 코디(coordinate 조정하다라는 의미)한다는 뜻이다.

즉, 사용자별로 인터넷 사용시간과 패턴 등 종합적인 정보를 취합하여 이를 마케팅에 이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의 인터넷 이용시간과 데이터의 다운로드 업로드 용량 및 성향, 접속 사이트 분석 등을 KT 측에서 훤하게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조치를 인터넷 종량제의 초기 단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용 시간 분석과 데이터의 이용량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인데, 사용자의 인터넷 이용을 정량적으로 체크와 기록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KT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도 종량제의 의미보다는 사용자들의 인터넷 사용 행태를 면밀히 분석하여 마케팅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사용자가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를 분석하여, 어떤 콘텐츠, 예를들면 영화에 관심이 많은지, 성인물에 관심이 많은지, 교육에 관심이 많은지 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1대1 맞춤 서비스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KT의 입장에서는 수익을 의미한다.

실제 웹인증을 하면 어떻게 진행이 될까?

우선 네트워크로 특정 프로그램을 보내는(Push)는 것은 쉬운 방법이다. 이때 사용자가 자신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그 프로그램은 우선 네트워크 카드(랜 포트, LAN Adapter)의 맥어드레스(MAC Address, 장치의 고유의 주소)를 가져갈 것이다. 네트워크 카드(랜 포트)의 고유의 주소와 사용자를 매칭하여 이를 관리하는 서버에 기록을 할 것이다. 실제 이런 기술은 하나로에서 이미 시작하고 있고 일부 하나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랜카드를 바꾸면 인터넷이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랜카드 변경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록된 사용자와 네트워크 카드의 맥어드레스로 실 사용자의 인터넷 이용 패턴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만일 공유기를 사용중이라면 24시간 365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파악될 것이다. 공유기 사용자를 가리는 일도 식은 죽먹기가 된다. 데이터를 주고 받을 때(인터넷을 사용할때) 네트워크 장치의 맥어드레스와 사용시간이 체크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어떤 사이트로 자주 접속하는지, 다운로드가 많은지 업로드가 많은지 등등, 몇시에 주로 사용하는지, 동시에 몇대가 사용 중인지 파악이 가능하게 된다. 아마도 인증을 받은 후 랜카드를 바꾸거나 컴퓨터가 바뀌면 연결이 되지 않을 것이다. 여러 개의 맥어드레스가 확인되어도 서비스가 연결 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나는 이런 KT의 행동이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한다. 분명 위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인증 접속체계 따위의 이상한 용어로 사용자에게 안내를 할 필요가 없다.

어떤 가입자가 사용하는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이다. 사용 패턴 파악에 의해 가입자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동호회 활동을 하는지, 불법 사이트에 접속하는지 등 모두 유추 및 파악할 수 있다. 조지 오웰이 소설에서 이야기한 빅 브라더(Big Brother)와 다를 바 없어진다. 감시가 목적이므로 때에 따라서사용자의 데이터를 가로채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서비스 제공자의 양심에 맡기기엔 너무나 위험한 발상이다.

예를들어 이동통신사가 사용자의 전화 사용 패턴을 분석하여 고객관리에 들어간다면, 개인이 통화한 상대자에 따라 어떤 사람들과 어떤 회사에 연락을 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라. 통화시간, 상대방, 통화위치 정보가 모두 기록 관리되고 이를 마케팅에 응용한다면? 사용자는 그런 서비스를 받고 싶어질까?

KT는 이번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사탕발림을 할 것이다. 이를 '혜택'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난 이런 혜택은 정중히 거절하는 바이다.

기사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지역별로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04년엔 대전 충청지역에서 제공된 것으로 보이며, 이번에 내게 날아온 것으로 보아 서울 지역이 진행 중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또 다음의 기사 내용에서 내년엔 경기, 경상, 제주 지역으로 확대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성 연구원은 "플랜티넷은 12월부터 유해사이트 차단 서비스 마케팅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서울지역 마케팅을 통한 매출 증가 효과는 4분기부터 시작해 내년 1분기까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내년부터 경기, 경상, 제주 등에 KT의 VDSL 신인증시스템이 구출될 예정"이라며 "이들 지역 또한 신인증시스템 구축 후 마케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로 플랜티넷은 KT에 크린아이라는 유해차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코스닥 상장사이다. 신인증 시스템이라는 이름모를 용어에 대한 거부감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유해차단 서비스를 1개월 무료 제공하는 것이다.

참 얄팍하다. 왜 타임코디가 무슨 서비스인지 이야기 하지 않는가? 타임코디 서비스로 생겨날 부작용은 없는지 생각해볼 가입자들이 많을 것이다.

난 이미 3년 약정을 마쳤기에 다른 서비스로 옮길까 하는 중이다. 만일 KT가 무리하게 저런 식으로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 패턴을 알아내려고 한다면 미련없이 다른 서비스로 이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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