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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간의 FTA는 그저 우리 이야기가 아닐 거라는 낭창한 마음으로 살아가던 한국의 IT 기업들

과연 한미 FTA는 우리 IT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가? 득이 될까 실이 될까?

이런 의문을 가지고 한국정보산업연합회(FKII)와 디지털타임즈(DT)가 공동으로 조사한 보고서가 나왔다.

그 중에 눈에 띄는 한 항목만을 가지고 잠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위 그래프는 한미 FTA가 국내 SW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 이유를 물어본 것이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고른 것이 '글로벌화'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아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글로벌화는 단순히 언어만을 바꾼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내가 너무 많이 보아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미국이라고해서 우리보다 절대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아주 잘 만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소프트웨어 제조사들의 제조철학과 근무환경 등 제반사항이 국내와는 다르게 아주 튼실하며, 우리가 단기간 따라잡기에 우리는 너무나 '후진국스럽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소프트웨어가 선진기법을 배우는 Upgrade가 된다면 그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화일 것이다.

하지만 대답하는 사람들이 말한 의미를 잠시 살펴 보면, 앞서 말한 의미의 글로벌화가 아니라, 한국어로 된 소프트웨어를 영어로 만들 기회의 증가와 수출이 증가하리라는 막연한 기대로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역의 장벽이 없어진다는 것은 곧 불균형의 해소 뿐만 아니라 잠식과 궤멸이라는 수순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도 동시에 의미한다.

우리가 한미 FTA를 체결해야 한다면, IT분야는 더욱더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 기초 체력인 인재양성에서 부터, 단순하게 소프트웨어만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IT의 모든 토양이 미국과 경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FTA로 인한 진정한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FTA를 기다리는 IT인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망가진 뒤에 다시 만들기 보다는, 그렇지 않고서 준비를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정부는 IT 업계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 지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미국이 FTA를 등에 업고 자국의 업체 지원을 더이상 하지 못하게 저지하기 전에 말이다.

지금 한미 FTA는 단순히 공정한 게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IT 역시 존망이 걸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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